지난 겨울 내내 호박 고구마에 홀릭 했었어요.
직화구이 냄비까지 사서 종종 잘 구워 먹곤 했다지요.
오늘은 뭘 먹을까.. 이리저리 뒤지다가 보니
아직 몇 개 남은 고구마들이 갈색 배를 드러내고는 교태를 부리고 있지 뭐에요?
오오옷. 오늘의 점심은 이것들이다.
냄비에 넣고 약불로 한참을 구웠죠.
적당한 시간이 흘러 냄비를 열어 본 순간 깨닭았습니다.
무슨 식객에 나오는 참숯을 찾은 것도 아니고 까맣게 잘 구워진 숯들이 냄비안에 가득이더군요.
아차차.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넣었어야 했는데... 그냥 넣어서 구운 거 있죠.
어쩐지 달달한 냄새가 은은히 퍼져야 하는데 타는 냄새 가득 연기가 퍼진다 했더니만...
그덕에 내 이쁜 고구마들이 전부 숯댕이로 변신해 있던 거였어요.
아.. 내 고구마... 오랜만에 먹으려니까 별 실수를 다 하는 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장작 속에 이 숯댕이들을 넣고 불을 붙이면 맛난 고기를 구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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