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마영입니다.
록산컨버터에 LUT 적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시작된 글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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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 쓸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이제서야 마무리를 짓게 되네요. 많은 분들이 읽는 글은 아닐테지만 기다리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실 때 DR과 계조 등의 개념에 대해서 헷갈리시거나 정확하지 않다면 제가 동영상톡에 올려놓은 글이 있으니 미리 읽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것입니다.
좀더 자세한 개념 설명이나 그외 나오는 영상 용어들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디마스터의 영상포맷 및 인코딩 강의를 들으시면 개념이 잡히고 잘 정리가 될 것입니다.
지난 번 글에서, 처음부터 Log로 촬영한 데이터와 NX1의 표준적인 동영상 모드로 촬영된 데이터에 Log LUT를 적용한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드린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촬영할 때 Log를 적용하면 손상되지 않은 원본상태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Log 커브형태로 압축해서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카메라 성능이 허락하는 최대 한도의 DR과 계조를 재료로 해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생선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처리를 통해 생선 본연의 상태를 유지한 채로 요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생선회도 가능하고 매운탕이나 구이 요리도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NX1으로 촬영된 HEVC 영상에 Log를 적용시키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NX1의 표준적인 촬영 영상은 4:2:0 크로마서브샘플링, REC.709 감마 적용, 8비트 양자화, 가혹한 HEVC 압축 등을 통해 , 이미 DR과 계조 손상을 입은 영상이기 때문에 원본 RAW 데이터에 비하면 거의 너덜너덜한 상태의 컬러정보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미 버릴 부분 다 버리고 양념 조리해서 먹기 좋게는 만들었지만 다른 요리로 바꾸기에는 어려운 상태인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Log 느낌을 주겠다고 이런 저런 효과를 주거나 LUT를 적용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매운탕으로 펄펄 끓여 흐물흐물해진 생선으로 다시 구이를 만들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매운탕 비슷한 느낌의 요리로는 변경이 가능하겠지만 컨셉이 전혀 다른 요리로 만들려고 하면 그나마 먹을만하던 것조차 망쳐버려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야 할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촬영 원본에서의 Log 기록이 풍부한 나무숲에서 나무를 잘라다가 울타리를 세우는 것이라면, HEVC 소스로 Log 흉내내기는 부족한 자원으로 간신히 둘러놓은 울타리의 나무를 다시 뽑은 후 재배치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배치하는 것이 처음의 울타리 모양과 별차이 없다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처음과는 전혀 다르게 배치하는 경우라면 여기 저기 문제점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애초에 NX1의 촬영포맷은 과도한 컬러작업에 적합하지 않은 것인데 억지로 Log 흉내를 낸 후 거기에 더해 또다시 LUT를 주거나 컬러작업을 하는 것은 카드 돌려 막기처럼 악성 이자만 늘어나게 될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글의 비교 샘플과 이번 글 시작에 앞서 소개한 DR과 계조에 대한 링크 글의 시작 글인 플랫촬영이 유리하다고 편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나마 촬영단계에서부터 플랫하게 하는 것이 전혀 플랫하지 않게 고 압축 포맷으로 기록된 후에 다시 플랫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형편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즉 굳이 Log 느낌의 작업을 하시겠다면 NX1의 감마 DR 모드에 적정한 수준의 플랫 세팅을 적용시켜 촬영한 후 작업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결과를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NX1의 감마DR 모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Log 방식과 비해서 DR 확장 효과가 많이 떨어집니다. 이 부분은 예전에 제가 SLR 클럽에서 글을 올린 적도 있고 이미 많이 알려져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약간의 DR 확장이 있다고는 해도 결국 4:2:0, 8비트 HEVC 압축으로 저장되는 NX1의 특성상 폭넓은 컬러 그레이딩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NX1에서 화질을 최대한 유지하며 컬러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촬영단계부터 원하는 컬러 컨셉과 비슷하게 촬영하여 후반작업에서의 컬러변화를 최소화시키는 전략이 좋습니다.
간혹 조명이 풍부하여 기본 화질이 좋고 명암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은 NX1 영상에 (그것도 감마DR 과 세부설정 등으로 컨트래스트를 적절히 낮춰 촬영한 영상에) Log LUT를 적용하고 여기에 또 비교적 플랫한 느낌의 LUT를 중복 적용하는 경우, 촬영단계부터 Log로 기록된 영상에 LUT를 적용한 것과 흡사한 느낌이 날 수가 있고 시청환경에 따라 결과가 꽤 근사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Log LUT 적용에 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작업 과정에서 변화의 폭이 적어 손상된 부분이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방법을 써도 괜찮은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NX1 촬영본에 Log로 만드는 LUT를 더하고 이후에 또 다른 LUT를 추가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특히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는 NX1의 HEVC 압축 특성인 CTU가 이런 방식의 작업에 매우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H.264 에서 쓰이던 매크로 블럭에 비해 CTU 방식은 더 다양한 크기의 블록을 형성하고 더 과감한 압축을 수행하는데 이는 압축률을 높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보정 작업에 있어 블록 노이즈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뿐 아니라 블록의 크기와 형태가 불규칙하고 보기 싫어질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런 블록화 현상은 H.264나 HEVC가 이용하고 있는 DCT 변환 특성상 비슷한 컬러로 이루어진 구간에서 나타나기 쉬운데 바로 밝은 하늘이나 어두운 머리카락 또는 피부 톤 같은 곳이 해당됩니다. 그래서 NX1 촬영본으로 작업을 해보신 분들은 NX1의 우수한 촬영 화질과 어울리지 않게 머리카락이나 하늘 부분에서 보기 싫은 블록 노이즈를 목격하셨을 것입니다.
HEVC로 압축된 NX1 영상을 억지로 플랫하게 만들어 작업하면 바로 이런 부분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어두운 부분을 끌어올리면서 암부 노이즈가 지글지글 일어나고 계조가 무너지며 블록화가 심화되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원본 상태와 작업방식에 따라 플랫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오히려 밴딩 현상이나 블록노이즈가 완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다소 길고 복잡하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HEVC가 압축률도 높고 블록 크기가 좀더 불규칙하기 때문에 h.264에 비해 약간 더 불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은 h.264 역시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h.264 포맷의 기기들 역시 이미 촬영된 영상에 Log를 흉내 내어 바꾼 후 컬러 작업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도대체 후반에서 Log로 바꿔주는 LUT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카메라 중에는 높은 비트뎁스의 RAW로 촬영되는 기종들이 있습니다. 이런 포맷들은 데이터 크기가 워낙 크고 무겁기 때문에 매개 코덱으로 트랜스코딩해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다이내믹 레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또는 특정 컬러 LUT를 적용하기 위해서 Log LUT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LUT를 적용하는 원본이 RAW 데이터이므로 촬영 당시에 Log로 기록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죠. 즉 NX1 같은 고압축 촬영본에 적용하는 것과는 달리 충분한 품질 유지가 가능하고 이중 삼중의 LUT 적용에도 큰 무리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간혹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또는 무지해서 DSLR의 인터프레임 압축 영상을 Log로 바꿔주는 LUT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Log LUT를 아무 카메라에나 적용해도 Log 촬영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소개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상에 널리 알려진 사이트에서 잘못된 정보가 많이 흘러나옵니다. 예전에 NX1에 감마DR이 적용되었을 때 이것을 Log 와 같은 DR 확장 효과를 지닌다고 잘못 소개한 사이트도 카메라 쪽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 포럼에서 논쟁도 있었고요.
물론 때로는 Log 가 적용된 영상 특유의 플랫한 느낌을 선호해서 Log LUT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Log LUT를 컬러 프리셋처럼 쓰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DSLR 영상이라 할지라도 필요에 따라 Log LUT를 적용해도 되겠지만 촬영할때부터 이 부분을 고려하고 촬영해야 화질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NX1의 영상 포맷 특성상 가능하면 후보정의 폭을 줄이는 것이 좋겠고 후보정을 할거라면 최대한 후보정할 컨셉에 맞춰서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컬러 기술에 서투르거나 빠른 작업을 위해 LUT를 프리셋처럼 활용하시려 한다 해도 가능한 NX1에 맞는 LUT를 선택하시고 그 LUT에 맞춰서 촬영 세팅을 가져가야 합니다. 또 여러 개의 LUT를 다중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단계로 컬러작업을 하는 것이 좋으며 LUT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문 툴에서 소스의 상태와 적용 결과를 봐가면서 작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편집 툴들도 LUT를 바로 적용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어서 별도의 플럭인을 쓰거나 기존의 레이어 작업을 통해 LUT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LUT를 컬러 프리셋 용도로 사용한다면 편집 툴에서 클립 별로 적용시켜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촬영본을 별도의 편집 작업 없이 인코딩만 해서 사용하고자 할 때나 출력 장비나 감상할 환경에 맞춰 최종 출력물의 컬러를 재조절해줘야 하는 경우, 하이라이트를 억제하거나 역광을 개선하기 위해 특정 세팅으로 촬영을 한 후 이것을 다시 스탠다드한 룩으로 바꾸고 싶은 경우, 무거운 HEVC를 비교적 가벼운 매개코덱으로 변환하면서 일괄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컬러톤을 적용하고자 할 경우 등 컨버팅 과정에서 LUT를 적용하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고 이럴 때는 인코더 자체에 LUT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인코더의 LUT 기능을 이용해 포맷 변경에 따른 컬러 변화에도 대응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기기에서 촬영된 소스들의 컬러를 비슷하게 맞추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록키산맥 인코더에 LUT 기능이 추가된 것은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더구나 파워유저가 직접 개발한 무료 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 빠르게 LUT 기능을 탑재한 것이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동안 설명 드린 LUT 적용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이해하여 과하지 않게 상황에 맞춰 사용하시기를 바라는 마음과 LUT에 대한 오해들이 있어서 이 글을 씁니다.
이상으로 록산컨버터 LUT 기능 추가 기념 및 2016년 새해를 맞이하여 LUT와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간 LUT 관련 나오는 질문들에 대한 설명을 상당 수 포함하고 있으므로 NX1으로 동영상 작업을 하시면서 LUT를 활용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물론 꼭 NX1이 아니더라도 LUT 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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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 bichsori***
닉네임 : 김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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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4-11-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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