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붙임)
대략 NX 바디가 공개된 시점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지만 업무가 바빴던 관계로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편하게 내용을 작성하고자 경어체를 생략하겠습니다.
참고로 오해를 막기 위해 미리 말씀 드리자면 초기와 달리 지금 저는 NX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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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PMA 2009에 NX 바디가 공개되었다. 작년 처음 삼성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스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도 아무런 실물을 보여주지 못했던 삼성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른 공개에 대한 첫 느낌은 놀랍고 불쾌하다는 느낌이었다.
좋던 싫던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역시 작년 삼성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스템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부터였다. 그때는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마이크로
포서즈 규격을 발표한지 채 한 달이 안 되었을 때였기 때문 "급조" 되었다는
느낌이 강했고 "따라쟁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삼성 업무 스타일 상 임원급에서 진행을 시켰기 때문에 급조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설사 누군가의 말대로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는 "공중에 붕 떠 있던 프로젝트"일 거라고 보았던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삼성에서 서둘러서 완성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공개하는 일을 여러
번 목격한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국내 회사"이니
잘 되길 바래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무감이 들었다.
그후 파나소닉 루믹스 G1이 판매가 되었다. 정식 판매가 되기 전부터 판매 순위
7위를 랭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G1이 정식 판매에 들어간 후 문득 내가 판매
순위를 보던 사이트의 왼쪽 브랜드 목록을 클릭해 보았다. 이 정도면 파나소닉이
이제는 "기타" 분류에서 독립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일에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펜탁스이던가 올림푸스이던가가
"기타" 분류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어느 쪽이건 이 두 회사는 2007년
3~4위를 두고 다툼을 하던 회사가 아닌가?
"초기 판매"라는 일시적인 인기가 어떻게 카테고리 분류까지 바꿀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 놀라움은 이내 확신으로 바뀌었다. 마이크로 포서즈의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 아니겠는가!
(주: 현재 해당 사이트의 카테고리는 캐논-니콘-파나소닉-소니-올림푸스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즉, 해당 카테고리는 당시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관리자가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나소닉을 포함하여 펜탁스, 올림푸스, 시그마 등의 제품 렌즈 교환형 카메라
시장에서 단 1 개의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3위까지 끌어올린 제품이 있었던가?
2008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소니 역시도 먼저 발표한 알파 700과 함께 알파
200, 300, 350를 한꺼번에 투입하여 일구었던 성과이다.
두 달이 지나고 "2개월 간의 시장 점유율"에 있어서는 소니를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순위가
떨어지기 전에 차기 모델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품 순환이 제 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에서 어떤 타격을 입는지 펜탁스와 올림푸스를 통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GH1으로 발표된 G1 후속기는 PMA가 끝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었을 때 누군가 "G1의 인기 순위가 여전히 높다"는 글을 올린다. 내가 보고
있던 랭킹 사이트와는 다른 곳이었다. 한 곳에서는 15위 전후를 오르락
내리락하고, 다른 한 곳에서는 10위 전후를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NX가 발표되기 전 이러한 시장 양상을 보고 소니와 파나소닉의 돌풍을 보고 삼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앞으로의 시장은 가전 회사들에게 더 많은
잠재력이 있는 것 아닐까? 소니가 그랬고, 파나소닉이 그랬고, 이제는 삼성이 같은
돌풍을 일으킬 차례가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PMA에 NX 실물이 공개되었을 때의 첫 느낌은 "인정하기 싫다"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급조된 규격"이라고 주장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실물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불쾌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러한 마음은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삼성에서 NX의
조기 시장 투입은 나에게도 이득이 되기 때문이었다.
마음을 바꾸고 나니 NX가 이쁘게 보인다. 오히려 국내 유일의 카메라 제조 회사의
제품이라는 사실과, 마이크로 포서즈와의 선의의 경쟁, 그리고 삼성의 잠재력이
어쩌면 NX를 통해 드러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이젠
"마포냐 NX냐?"를 고민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불행히도 NX의 렌즈는 여전히 "동작하지 않는 제품인 듯 보인다"는 해외 사이트의
평가를 받는다. 아직도 NX는 갈 길이 멀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삼성의 추진력과
삼성의 잠재력은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나 역시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과 함께 시장 점유율 3위 경쟁을 벌일 회사는 어쩌면 올림푸스나
펜탁스가 아니라 삼성이지 않을까?
현재는 다시 마이크로 포서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NX는 아직 나오지 않은
제품일 뿐만 아니라 사양조차 알지 못하니 잠시 관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메인은 마이크로 포서즈가 될지도 모른다.
현재 NX에 대한 아쉬움은 다른 것보다 1.5 크롭 바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만약 마이크로 포서즈가 메인이 된다면 기왕이면 NX는 135 풀프레임으로 얕은 심도
용으로 사용하고 마이크로 포서즈는 일상 휴대용으로 사용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NX가 1.3 크롭 또는 135 풀프레임으로 나오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NX의 렌즈가 다소 커 보이는 것이 아쉬움이 아니라 아주 합당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당장은 1.5 크롭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1.3 크롭,
더 나아가 135 풀프레임으로 나와주길 바란다. 무거운 게 싫은 나의 입장에서는
제품을 더 무겁고 더 크게 만드는 미러 박스를 뺀 NX 쪽이 훨씬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NX에 대한 기대치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나처럼 1.3 크롭이나 풀프레임으로
나와 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단지 1.5 크롭으로 좀 더 휴대성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고 -내가 NX를 선택하게 되든, 선택하지
않게 되든- 삼성과 NX는 분명히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니, 파나소닉과 함께 시장 점유율 3위 경쟁을 벌일 회사는
올림푸스나 펜탁스가 아니라 삼성일런지도 모른다. 어쩌면 더 먼 미래에는 이들이
캐논과 니콘 가운데 어느 한 회사를 잡게 될런지도 모른다.
여기에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조급하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조급함보다는
"높은 완성도"가 그들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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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현재는 GH1이 발표되었고 일본인들에게도 상당히 고가 패키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판매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순위가 언제까지
갈런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특징"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짐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 환경이 그런 탓에, 삼성이 초기에는 가격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삼성도 기능으로도 인정 받는 제품을 내놓는다면 제 마음이 흡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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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09-01-0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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