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마치라 함은 미국 페리제독의 방문에 따라 막부가 5개 개항도시를 열면서 생긴 외국 상인의 거주지 및 공관이 모여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5개 개항도시에 가면 모토마치라는 구역이 있고 그곳에는 과거의 외국인 주택이나 교회 등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코다테 외에 요코하마, 니기타, 나가사키, 고베가 5대 개항도시인데, 고베의 경우에는 모토마치 지역에 차이나타운이 있고 공관 등은 유명한 키타노이진칸이라는 좀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하코다테의 모토마치는 고베의 키타노이진칸과 비슷한 분위기로 되어있습니다. 산 밑둥이에 있다는 점도 비슷. 오르막은 훨씬 완만합니다.

모토마치 동쪽 끝자락에 있는 고코쿠(호국) 신사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름대로 전몰자랑 관련 있는 신사인데, 호국 신사란 개념은 메이지유신 후 근현대에 등장한 개념입니다.

천황주의와 전통적인 신토를 엮어서 국민을 단결시키고 충성심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려는 것이죠.

후쿠오카에도 고코쿠 신사가 있는데 거긴 2차대전 전몰자를 모시면서 아예 카미카제 찬양을 해놔서 거의 야스쿠니 신사 분원 같은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하코다테의 고코쿠 신사는 그보다 훨씬 전의 유신지사와 막부 잔당의 내전인 하코다테 전쟁의 전몰자를 모시는 곳이라 한국인에겐 별 상관 없습니다.

고코쿠 신사의 배전. 후쿠오카 고코쿠 신사도 그렇던데 이런 성격의 신사는 보통 오래된 신사와는 다른 양식인 거 같습니다.

보통 신사 배전은 이렇게 날개형 건물로 지어지지 않는데, 후쿠오카도 그렇고 여기도 이런 양식이더군요. 19세기 말에 등장한 새로운 양식인지도.





담소를 나누는 듯한 신사 직원들. 방한이 되기에 그렇게 두터워 보이는 복장은 아니지만 하코다테는 생각보다 따뜻해서 별 상관 없지 싶습니다.

같은 시기의 서울보다도 더 따뜻할 겁니다. 삿포로도 그렇고요.






정교회의 하리토리스 교회. 개항기에 러시아 쪽에서 넘어온 교회입니다. 계단이 빙판이 되서 흙 뿌리시는 중.







부지는 모토마치의 다른 교회보다 큰 편인데 건물은 작은 편입니다. 정원에 둘러싸인 형태로 되어있는 게 재밌네요.






삿포로에서도 그렇지만 눈이 내렸다 그쳤다 합니다. 그 눈이란 게 장마철 스콜 수준의 폭설이다가 갑자기 맑아지고 그래서 참 변덕스럽습니다.








교토의 거대한 양대 절로 유명한 혼간지의 하코다테 분원. 교회가 많은 지역에 지어져서 서양귀신들에게 대항하겠다는 의미였나 싶지만 실제론 꽤 역사가 오래됐다고 합니다.

지금 건물은 화재로 소실된 뒤 콘크리트로 새로 지어진 건물인데, 콘크리트 절 중 제일 오래된[...] 건물이라고 합니다.






여긴 카톨릭 교회. 일요일이라 미사 한다고 출입은 삼가해달라고 합니다. 외국인도 간간히 보이지만 대부분 일본인이더군요.

일본에선 개항도시가 아닌 바에야 이런 제대로된 교회는 보기 정말 힘든데, 일본에서도 상당한 기독교 밀도를 자랑하는 지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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