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전시회 후기 사진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바쁜와중에도 워크샵 다녀오느라 일정이 촉박했는데,
다행히도 참석 가능하다는 연락이 와서 부리나케 다녀온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소니 포토살롱 전시회는 이원석 작가님을 필두로 세미나에 참석한 멤버들이 내건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이었는데, 취미 사진이라고는 볼 수 없을만큼 멋진 작품들이 내걸려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의 결산시간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내걸 수 있을만한 아름다움으로.
단순한 추억이라고 편집하기에는 너무나도 의미있는 사진들이 걸려 있어서
내가 너무 사진을 무겁게만 보고 있지 않았나 하는 감회에 잠시 젖어들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가장 의미있는 일을 꼽아보라고 하면 두번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는 세계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영원한 순간을 담는 그 재미죠.
밝고 화사하거나 / 아날로그틱한 느낌으로 다양하게 접한 사진들은
수준의 차이를 넘어서서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배울게 있구나.
이런 느낌의 표현을 나는 왜 안해봤을까? 싶은 리마인드를 다시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진 쫌 봤다고, 되레 눈만 높아지면서 의미있고 가치있는 흑백사진만 중요시하게만 여겼던
옛날의 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프레임만 보면서도 그냥 단순히 멋지고 좋은 작품인데,
분석하면서 본다든지. 이건 이렇게 찍었어야 된다든지.
혼자서 분석적인 뽕에 취한다고 해야하나요 ㅎㅎ
그런 생각을 포토살롱을 통해 잊고 부담없이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인에게도 한번쯤, 그리고 누구에게나 한번쯤 의미있는 포착의 순간이 반드시 왔을겁니다.
그리고 그걸 사람의 인구수로 환산해보면 정말 매일매일 카메라와 어울리는 세상을 살고 있는 수준입니다.
눈으로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지만, 이렇게 하나 둘 담는 노고와, 요새는 하지 않는 인화의 단계까지 거쳐
이렇게 사진이 새로이 나오고 있는걸 보면
"이 사진은 작가 스스로에게 소중하고, 의미있는 사진이다."
분명 가볍게 볼 수 있었지만, 그 숨은 노고를 생각하면서 보면 퀄리티에 작은 탄성이 살짝살짝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니 포토살롱 전시회에서 가장 강렬했고, 가장 멋진 사진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 사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담고 싶어하지만 쉽게 담을 수 없는 목표,
그리고 찰나의 순간과 프레임 + 날씨 + 인물의 환상적인 조합이란...
결국 또 후기 쓰는 내내 분석적으로 보고 있었나봅니다 ㅎㅎ
버릇이라는게 참 무섭습니다. 그저 아름답고 멋지다. 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할텐데 말입니다.
(이후, 시간이 되어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2019 소니 포토살롱을 이끄신 대표 이원석 작가님의 소개로 세미나는 시작되었으며,
전시를 위한 사진의 가치 , 배치 ,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힘의 균형등을 차례차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른 시간에 진행됐던 세미나라 많이 없을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지정좌석 + 스탠딩까지 꽉 채우는
바글바글한 전시회 세미나였습니다.
으레 보통 진품명품같은데서나 구별하기 위한 필적(사인)본 , 또는 스티커.
이런걸 흔히 시그니처라고 많이 부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진 판매를 위해서라면 제한적이고 유니크한 시그니처가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작업이며,
사진사에게 다가 올 수 있는 증쇄 + 금액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버린다면 그 순간 시그니처의 의미는 퇴색하고
본인의 사진 가치가 더 이상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이고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 내용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왜 사진을 정 중앙에서 살짝 아래로, 그것도 눈높이가 아니라 왜 약간 보기 불편한 위치에 선정해서 배치를 할까요?
라는 질문에는 이 비교사진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액자 크기의 일관성 / 전시를 함에 있어서 실제 구매층들이 가장 보기 편한 위치 / 전시자의 의도와 기획력
배치를 대충 한다면 그만큼 사진의 가치는 낮아보일 수 밖에 없으며,
과한 욕심을 부려 모든 사진을 다 전시하고픈 마음은 전시의 퀄리티를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기획자와 큐레이터, 전시 스탭까지 모두 함께 참여하여
하나하나 신중하게 작업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곁들여주셨습니다.
사진 옆에 달리는 설명, 캡션이라고 하죠.
이것마저도 자유롭게 쓰는 줄 알았건만, 캡션도 엄연히 규격이 있으며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중간중간 농담도 하시면서 '우리는 컨슈머 사진가다~' 라는 어조는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을만큼 큰 재미를 선사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신이 이 작품을 어떤식으로 만들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자신이 만든 작품의 규격도 모른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라는 정확한 일침으로 실제 전시때 가장 많이하는 말씀과 팁,
가장 큰 사진은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설치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조건을 꼭 확인하라는 말까지 곁들여주셨습니다.
전시를 아무리 잘 해도 이미지가 가진 힘을 무시하고 이미지 배치를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하면 망친다.
이미지가 갖고 있는 힘을 보려면 광고 사진들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라면서 나온 케이크 사진들.
여기서 이제 즉석으로 '몇번 이미지가 이미지의 흐름을 가장 방해한다고 생각됩니까?' 라는 설문이 이어졌고,
데코레이션 과 배경색등의 이미지로 나뉘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사진을 보고 있었다는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눈썰미를 기르고 실제로 전시의 동선에 맞는지, 그리고 어디서 강렬한 이미지가 튀어나와 동선을 망치지는 않는지
흐름을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 라는 마무리로 오늘 전시된 작가님들의 짧은 릴레이 코맨트가 이어졌습니다.
직접적인 초상권으로 인해 모든 분들의 사진을 올릴 수 없었지만,
이원석 작가님이 짧은 발표시간을 스톱워치로 재는 정확함이 발휘되면서
흡사 스피드게임을 하는듯한 재미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작업의 노고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찍으면서 생겼던 감회, 사진이라는 일을 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각자의 다양한 이유와 재미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순간 내내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라
개인적으로 세미나 내용중에 가장 재밌었고, 모두가 아쉬워하지 않는 전시회 세미나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됩니다.
(나중에는 저 시간이 60초로 줄어드는 스릴감까지 ... ㅎㅎ )
심지어 사진에 큰 관심이 없었다가 이번 포토살롱 세미나덕에 빠져들게 되었고,
이원석 작가님의 푸시 덕분에 코맨트 행사까지 참석할 수 있었다는 내용은 가장 기억에 남는 코맨트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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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전시가 아니다, 여기 있으신 분들은 모두 취미로 모이신 분들이고 그분들의 사진일 뿐이다.
이렇게 좋은 사진들을 연말에 전시할 수 있어서 저도 보람차고 멋진 일이었다.
이원석 작가님과 1:1로 대화하면서 실제로 들었던 내용입니다.
비록 다들 몸은 힘들고 정신없는 월별 세미나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사진을 위한 추천(?)도 쉴새없이 재미나게 이어지고,
심지어 세미나 안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친해지신분들도 무척 많다면서 작품성과 재미를 둘 다 잡은
이번 세미나가 얼마나 의미있는 결산이자 귀중한 시간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일정하에 저는 세미나 참석에 소홀했던 지난날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동안 좋은 작품을 보는 자세, 그리고 자기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
마지막으로 혼자가 아닌 모두와 함께했었을때의 그 즐거움.
단순한 참석을 넘어서 이 많은분들이 함께 해낸 좋은 자리에 뒤늦게나마 올 수 있게 되어서 무척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게을러지지 말아야겠다... ^^; 라는
2020년의 새해 다짐도 조금은 파워풀하게 쥐어볼 수 있게 되었던건 덤입니다.
아무튼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모쪼록 이렇게 좋은 전시행사가 다음에는
보다 더 자주, 그리고 재미있게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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