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렌즈 라인업은 사실 좀 엉망입니다. 같은 라인업 내에서도 컨셉이 왔다갔다 하고요. 일관성이 없습니다.
자이스 렌즈가 더 나오진 않지만 자이스랑 GM이 공존하는 기간이 엄청나게 길었던 것도 분명히 문제였죠.
35.4GM이 나옴으로써 이제 자이스는 완전히 GM으로 대체될 게 확실해졌습니다. 다음은 50.4GM이겠죠.
35.4GM으로 이제야 소니가 앞으로 렌즈를 어떤 일관성으로 낼지 대충 방침이 잡힌 듯도 싶습니다.
1. G, G Master 브랜드로 통일
자이스가 사라지는 게 뻔해졌으니 이건 당연하죠.
2. 소형경량화
소니가 소형경량을 좋아한다지만 사실 85.4GM이나 35.4ZA, 50.4ZA는 동시대에 크고 무거운 렌즈에 속했습니다.
24.4GM 때 이미 소형경량은 티가 났는데 그때까지는 비교대상이 타사 오래된 DSLR 렌즈 뿐이라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35.4ZA의 대체로 나오는 35.4GM을 보니 이젠 좀 더 확실해지는 거 같습니다.
소니는 이제 동시기에 계속 타사보다 작고 가볍게 낼 거란 걸요.
그래서 50미리도 GM으로 대체될 때 50.2일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소형경량 노선으로 가는 건 마운트 사이즈와도 연관이 있죠.
소니는 뭐 자기들도 최대 f0.63까지 물리적으로 된다고 하긴 했지만 된다와 쉽게/잘/싸게 된다는 다른 얘기입니다.
일례로 니콘 F 마운트도 f1.17까진 단순 치수로 됩니다. 근데 MF에서는 나왔지만 AF로는 못 나왔죠.
모터의 배치라든가 렌즈 설계를 제약하는 요인은 수없이 많습니다. 소니의 경우엔 그립과 렌즈의 틈 같은 게 있겠죠.
억지로 f1.2로 내봤자 마운트 큰 시스템보다 불리한 것 투성이입니다. 굳이 내봐야 비교만 더 많이 되는 처지죠.
화질 뽑기도 더 어렵고, 더 커질 수도 있고(주로 길이 늘려서 공간 확보 차원에서), 더 비싸기까지 하다면...
그러느니 f1.4라는 충분한 수준의 밝기에 잔류하면서, 소형경량으로 편의성을 강조하는 거죠.
동영상 면에서도 짐볼에 쓰기에는 부담이 적습니다. 영상에 f1.4 쓰는 것도 충분히 부담이고 오버킬이지만요.
한편 50.4GM도 더 작고 가벼워진다면, 100GM 같은 니치 빼면 마지막 구식 컨셉의 렌즈는 85.4GM이 되겠네요.(줌렌즈 빼고)
85.4GM도 모터나 수차가 아쉬운 점이 있는데 혹시 리뉴얼된다면 소형화될 수도 있겠습니다. 줌렌즈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네요.
3. 가격
가격전략은 사실 소니가 바뀐 거라기보다는 타사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나오면서 두드러지게 된 것인데,
소니 풀프레임 자이스나 GM 처음 나올 땐 동급 화각/조리개 대비 비쌌죠. 그때 비쌌던 건 그냥 신형이라 그랬습니다.
이제 타사에서도 주력 렌즈들이 풀프레임 미러리스화 되면서 최신 업데이트 되면서 가격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화질, 대구경 지향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가운데, 소니는 그걸 가격에서도 따라가지 않기로 한 것 같습니다.
35.4GM의 가격은 심지어 35.4ZA 출시가격인 1600달러보다 싼 1400달러입니다.
물론 싼(상대적으로;) 가격은 두가지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가장 많이 바디를 판 회사이기 때문에 기대판매량이 높아서 여유가 있는 것,
그리고 시장 우위를 굳히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가격을 높게 잡지 않는 것 말이죠.
더 소형경량이라 단가가 적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단가에 대해선 알기 어렵고,
소형이면서 화질하락을 막기 위해 드는 추가비용도 있기 때문에 거기까진 모르겠습니다.
자이스 로열티가 빠진 건 확실하지만, 로열티가 200달러나 되지는 않겠지요.
어쨌든 크기, 무게와 더불어 낮은 가격은 접근성을 높여주는 또다른 요소입니다.
캐논, 니콘의 f1.8이냐 f1.2냐 양자택일보단 덜 극단적이라 f1.8에서 올라가기 더 쉽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소니는 이제 자사 브랜드로 단일화, 소형경량 및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접근성을 우선시- 노선이 되겠습니다.
캐논, 니콘은 최대한 화질 지향인데 이렇게 컨셉이 갈라지면 소비자에게도 고만고만한 거함거포들 사이에서 고르기보단 좋은 일이죠.
요즘 나오는 캐논,니콘 f1.2 렌즈 보면 화질은 정말 좋긴 한데, 전 어차피 f1.4 렌즈도 다 방출하고 f1.8, f2로 통일한 상태라
f1.2 렌즈는 체력도 지갑도 엄두가 안 나서 지금으로썬 계속 소니 쓸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바디는 쪼금만 더 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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