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GXR은 제가 모든 모듈을 다 가지고 있었을 만큼 혁신적인 설계와 무게 밸런스, 그리고 APS-C였지만 뛰어난 M 마운트 렌즈와의 호환성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카메라였습니다.
한때는 카메라에 미쳐서 수년간 수십대가 넘는 카메라를 구입해서 썼는데, 그 중에서 가장 컷수가 많았던 카메라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APS-C 센서의 마이크로 렌즈 설계가 좋아서, 왠만한 광각 올드렌즈도 불편없이 다 사용가능했었습니다.
시그마 fp는 정말 상당히 리코 GXR M mount와 잡는 느낌이나 밸런스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보조 핸드그립을 달고도 GXR 만큼 편안하지는 않고, 아쉽게도 28미리 이상에서 비네팅이 살짝 거슬립니다. 그래도 컬러 캐스팅이 심하지 않아서 렌즈 보정을 넣고 적당히 장면을 조절하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메뉴에 비네팅 조절 옵션이 있는데, 아쉽게도 수동렌즈에서 활성화가 안됩니다. 펌웨어에서 이것만 좀 풀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fp 전용으로 간만에 헥사논 28미리를 달아봤는데, 라이카 M 바디에 마운트하고 촬영한 것보다 비네팅이 강한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렌즈 정보를 넣지 않으면 비네팅 영역에 그린 캐스팅도 나타나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정말 간만에 재미있는 카메라입니다. 제품 페이지를 가보면 펌웨어로 여름에 시네마그래프를 내장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넣어주도록 되어있는데, 저는 이 기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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