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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렌즈로 찍은 산 사진

| 12-31 17:55 | 조회수 : 537

 “선명함은 떨어져도 동양화 같은 깊이를 느낄 수 있어요”

입력 : 2016.03.22 13:21 [557호] 2016.03

 

 

클래식 렌즈로 산 사진 찍는 노성미씨… 4월에 전시회 열어
 

덕유산에서 본 가야산이 희뿌연 안개 속에 떠 있다. 노성미(51)씨가 아끼는 이 작품은 사진이 아니라 그림 같다. 선명함은 떨어지지만 몽환적인 분위기가 편안함을 준다. 사뭇 거칠고, 한편으로는 초점이 흐릿한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부의 디테일은 그대로 살아 있다. 분명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인데도 현대적인 감각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래전에 만든 클래식 렌즈로 찍은 사진이에요. 선예도가 높지는 않지만 동양화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죠. 약간 뿌옇게 보이는 사진이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면도 있어요.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며 주변 분들이 격려해 주시더군요.”
 

[화제 | 노성미 사진가]

사진가 노성미씨.

그녀가 100년도 넘은 옛날 렌즈를 구해 산(山)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동양화가로 활동하셨던 외조부의 영향이 컸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 옆에 앉아 먹을 갈며 어깨 너머로 보던 그림 속의 산을 작품 속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오래된 클래식 렌즈를 이용한 산 사진 찍기였다.

“처음에는 평범한 디지털카메라로 시작했어요. 산후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2009년 초에 사진을 배우려고 카메라부터 샀습니다. 여기저기 사진 강좌를 찾아다녔고 사진 동호회에 가입해 3년 동안 매주 산에 다니며 열심히 활동했어요. 그러다보니 서서히 나만의 사진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군요.”

3년 전부터 클래식 렌즈로 작업
 

[화제 | 노성미 사진가]

노성미 작가가 사용하는 클래식 렌즈와 카메라.

그녀가 옛날 렌즈로 작업을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다. 충무양행 오현수 사장의 도움을 받아 해외 사이트에서 렌즈를 구한 뒤 자신의 카메라(Pentax 645D)에 맞는 마운트를 주문 제작했다. 클래식 렌즈는 촬영 후 결과물을 일일이 확인해야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사진에 적합한 렌즈를 구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동양화 같은 원본 사진을 원하다 보니 클래식 렌즈가 잘 어울렸어요. 렌즈의 소재가 요즘 제품과 다르니까 결과물이 보여 주는 느낌의 차이가 크더군요. 조리개가 없는 페츠발 타입(Petzval Type)의 밝은 렌즈들은 어두운 새벽에 산을 촬영하는 데도 유리했고요. 덕분에 깊이 있는 산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촬영한 산은 덕유산, 지리산이 주를 이룬다. 무거운 옛날 렌즈와 카메라 장비를 지고 홀로 다니다 보니 장거리 이동이 힘들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 장시간 집을 비우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찻길에서 가깝고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는 산들을 택해 촬영을 다녔다.

“마음 같아서는 설악산에서 며칠 동안 머물며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여건이 허락하지 않네요. 그래도 운이 좋아서인지 산에 갈 때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그동안 작업한 사진 가운데 일부를 골라 4월에 사진전을 열 계획이에요. 첫 사진전이다 보니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몰라 사실 걱정이 많습니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그녀의 사진전은 4월 6일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6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될 그녀의 작품은 20여 점. 2월 말 출간한 사진집에는 35장의 작품을 실었다. 사진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7년여 만에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것이다. 클래식 렌즈로 담은 노성미 작가의 산 사진 중 일부를 본지 화보(130~137쪽)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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