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소니 미러리스 유저들의 큰 골칫거리는 짧은 역사로 인한 렌즈와 조명 시스템의 부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렌즈군이 출시되어 장망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화각대가 갖추어져서 일반적인 용도는 물론, 상업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라인업이 갖춰졌습니다. 조명 역시 프로포토, 메츠, 닛신, 유쾌한생각 포이즘(고독스) 등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여 지금에 이르러서는 스튜디오는 물론 야외 로케 광고 촬영도 가능해졌습니다.
장비의 부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었지만 배터리는 한결같이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NEX 시절부터 A7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수년 동안 소니 미러리스 배터리는 NP-FW50라는 단일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우수한 호환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쥐꼬리만한 용량으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촬영을 나갈 때 2~3개의 배터리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필자, 케레인의 경우 웨딩촬영을 나갈 때 1000장 내외의 촬영을 합니다. 그런데 FW50 배터리 1개로는 300~500장 정도 밖에 촬영하지 못해 항상 배터리를 2~3개씩 사용하게 됩니다. 만약 하루에 두 탕을 뛰게 된다면 6개는 있어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배터리가 작다고 하지만 6개나 들고 다닌다면 휴대와 충전 관리가 번거로워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벤로코리아에서 나이트코어 USN1을 출시하였습니다. 카드 수준으로 굉장히 작은 크기에 2개의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정품 충전기보다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제품입니다. 또한 LED 조명으로 유명한 나이트코어의 명성과 벤로코리아의 사후지원 서비스, 그리고 KC인증까지 받았기에 믿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외형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나이트코어 USN1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구성품은 본체와 워런티 카드가 있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의 외형은 흡사 탱크를 연상시킵니다. 상단에는 액정을 통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동시에 배터리 2개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단에는 USB 케이블이 내장되어 있어서 가방 속에서 케이블이 엉켜서 속 섞이는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의 장점 중 하나는 콤팩트한 크기입니다. 카드 정도로 작기 때문에 가방에 넣을 때 부담 없이 넣을 수 있습니다. 높이는 FW50 배터리보다 약간 높고 지갑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급할 때 외투 주머니에 넣고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신체에 밀착된 부위에 보관하는 것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의 휴대성을 소니 정품배터리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소니 NP-FW50 충전기는 신형충전기(BC-TRW)과 구형충전기(BC-VW1)이 있는데요. 신형 충전기는 구형 충전기보다 크기는 줄었지만 충전 속도는 더 빨라졌고 배터리 잔량을 LED로 표시해줍니다. 하지만 나이트코어 USN1은 신형 정품충전기보다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2개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란 케이블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휴대성 면에서는 넘사벽의 차이를 보입니다.
소니 신형충전기는 배터리 잔량만을 보여주는 데 반해, 나이트코어 USN1은 각종 배터리 상태를 알려주는 스마트 인디케이트 LCD창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물론 배터리 전압, 전류, 열화도 그리고 충전기 온도 등의 정보를 보여줍니다.
특히 타사와 달리 소니는 소비자가 배터리의 열화도를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고거래를 하더라도 얼마나 사용했는 지 알 수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나이트코어 USN1만 있으면 손쉽게 배터리 컨디션 체크가 가능합니다. LCD 디스플레이 상단을 보면 1번 슬롯, 2번 슬롯을 알려주는 정보가 있고, 그 바로 옆에 배터리 열화도(컨디션)를 Good, Normal, Poor로 안내해줍니다. 그리고 그 아래의 전류값(mA)을 통해 실제 배터리의 상태를 수치로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FW50 배터리의 전류값은 1020mAh인데 1번 슬롯에 꼽혀 있는 배터리는 840mAh로 18% 정도 열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배터리는 사용할수록 전압(V)이 떨어져서 충전률이 떨어지고 재충전하면 다시 전압이 증가합니다. 다만 오래 사용한다면 배터리 자체의 용량, 전류(mA)가 줄어들어 열화하게 됩니다.
오른쪽 사진에는 충전기의 온도와 충전전류값을 표시해줍니다. 테스트를 해본 결과 45도 내외까지 올라하며 손으로 만졌을 때 따뜻한 수준의 온도가 됩니다. 그래서 바지 주머니처럼 신체와 밀착된 곳에서 충전하는 것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은 USB 충전케이블이 내장되어 있어서 보조배터리만 있으면 손쉽게 충전이 가능합니다. 타사 휴대용 충전기의 경우 케이블을 별도로 장착해야 하는데, 스마트폰과 카메라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려면 가방 안에서 케이블이 이리저리 꼬이는 불편함이 있지만 나이트코어는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장 케이블의 길이가 너무 짧아서 나이트코어 USN1과 보조배터리를 겹쳐서 보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케이블이 2cm만 길었어도 보다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충전속도
이제 실제로 나이트코어 USN1으로 충전해보겠습니다. 충전속도 비교를 위해 소니 a7m2 바디충전, 신형/구형 소니충전기, 나이트코어 USN1 싱글슬롯/듀얼슬롯으로 구분하여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소니 미러리스는 보조배터리의 충전포트에 따라 0.5A / 1.5A로 충전됩니다. 데이터전송이 되는 퀵차지로 충전할 때에는 1.5A로 충전되지만, 충전전용인 5V 포트에서는 0.5A로 충전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도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소니 FW50의 배터리 잔량을 20%만 남긴 상태에서 30분간 충전하여 증가한 양을 그래프로 표기하였습니다. 충전속도는 카메라충전(0.5A) < 구형충전기(BC-VW1) < 신형충전기(BC-TRW) < 나이트코어 듀얼슬롯 < 카메라충전(1.5A) < 나이트코어 싱글슬롯 순으로 빠르게 충전되었습니다.
소니 a7ii 카메라 바디충전의 경우 0.5A의 경우 구형충전기보다 느리게 충전되었지만 1.5A의 경우 신형충전기보다 80% 더 빨리 충전이 되었습니다. USB접점 손상 및 메인보드 부하로 인한 걱정 때문에 바디 충전을 꺼려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빠른 충전속도를 보여줘서 놀랐습니다. 정품충전기의 경우 확실히 신형충전기가 구형충전기보다 더 빠르게 충전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바디충전보다는 느립니다.
나이트코어 USN1은 싱글슬롯 충전 시 신형충전기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충전됩니다. 카메라 바디충전보다 더 빠르게 충전되기 때문에 카메라 손상에 대한 걱정도 없고 시간 면에서도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듀얼슬롯 충전의 경우 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정품충전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충전됩니다.
이쯤 되면 나이트코어가 정품충전기보다 무리한 고속충전으로 배터리 안정성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소니 멀티배터리 충전기, BC-QM1의 경우 BC-TRW 충전기보다 2배 더 빨리 충전이 가능합니다. 소니코리아에서 고속충전기를 국내에 판매하지 않았을 뿐 나이트코어가 제조사의 규격을 무시한 무리한 고속충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총평
소니 미러리스 유저들에게 나이트코어 USN1은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초기 소니 NEX 미러리스의 정책으로 인해, 휴대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이 많이 작아졌습니다. 이것은 a6000 시리즈, a7 시리즈로 넘어와서도 변치않아서 많은 유저들에게 원성을 샀습니다. 하지만 나이트코어 USN1만 있으면 빠른 충전이 가능하여 배터리 문제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은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듀얼슬롯을 지원하면서 BC-TRW 정품충전기보다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합니다. 싱글슬롯 충전 시에는 정품충전기보다 2배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여 급할 때 정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배터리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소니 BC-QM1도 고속충전을 지원합니다. 단, 더 크고 싱글슬롯만 있습니다.
나이트코어 USN1은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린 잔량과 전압을 표시해주는 것은 물론, 열화도와 전류도 측정해줘서 배터리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사와 달리 소니 카메라는 열화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트코어의 열화도 측정기능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시시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소니 a9에서는 드디어 신형배터리, NP-FZ100를 채용하였습니다. 또한 유저들의 열망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후속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같은 배터리가 채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NP-FW50 유저들을 위한 USN1 충전기 뿐만 아니라 FZ100 유저들을 위한 USN2(가칭) 충전기도 출시해주길 기대해봅니다. (벤로코리아에 문의해보니 "개발 중이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제품정보: https://goo.gl/f4NtJw
이 사용기는 벤로코리아와(과) 다나와 체험단을 통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