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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 AF 50/1.4 FE 사용기

eggry | 09-25 14:28 | 조회수 : 6,605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160 | F8.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2:37

 

※ 이 글은 팝코넷의 체험 이벤트의 결과로 작성되었으며, 활동 평가에 따라 제품 할인기회가 제공됩니다.

 삼양의 첫 AF 렌즈, AF 50/1.4 FE(이하 AF50.4)의 체험이 끝났습니다. 사실 체험단이라곤 하나 특별히 사용기 쓰는 미션 같은 게 있었던 건 아니고 게시판 활동을 권장하는 쪽이라서 사용기를 아주 열심히 적진 않았습니다. 안 된 테스트가 몇가지 있다는 얘기. 그래도 얼추 사용기 쓸 정도는 되는 분량은 되는 듯 해서 써봅니다.


렌즈 소개



 삼양의 첫 AF 렌즈로써, 기존 MF 렌즈와는 다른 설계로 나왔습니다. 비구면 렌즈 3매으로, MF 버전의 1매보다 확연히 많습니다. MTF 차트 상으론 약간의 특성 차이는 있지만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건 아닙니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10라인 측정치에서 방사방향과 동심원 방향의 일치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이로 미루어볼 때 전반적으로 깔끔한 이미지, 특히 보케를 만들어낼 걸로 보입니다.

 최단거리는 0.45m로 50mm 렌즈로썬 평이한 수준이며 배율도 0.15배로 보통입니다. 조리개는 9매 원형조리개로, 최근 소니가 사용한 11매 원형조리개 정도는 아닙니다만, 요즘의 표준적 스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터 구경은 67mm로 f1.4 답게 어느정도 크기가 되는 편입니다. 무게는 585g으로, FE 55.8ZA의 약 2배이지만, 또 시그마 50.4 아트(+MC-11)의 절반이기도 합니다. 조리개값을 생각하면 적당한 선의 크기와 무게로 부담없습니다.

 삼양은 수동렌즈도 몇개 써봤지만 화질과 가격은 만족하는 편이라도 역시 수동인 게 컸습니다. 아무리 소니 카메라에 포커스 피킹이 있다고 해도 포커스 피킹의 정확도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확대기능으로 찍게 되더군요. 그리고 확대로 찍으면 민첩하게 찍긴 글렀고 말이죠. 또 모든 렌즈가 니콘의 플렌지백에 맞게 만든 뒤 고정 어댑터만 붙여놓는 식이라, E 마운트용은 쓸데없이 길기도 했습니다. 이번 AF50.4는 AF인데다 E 마운트 전용 설계로 길이도 그렇게 길지 않아 삼양을 기피해온 이유를 해소해줄 듯 하네요.


렌즈 외관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100 | F8.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3:26


 패키지는 옛날 AF 렌즈 처음 나올 때 박스에 대문짝 만하게 AF를 박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클래식하고 나쁘게 말하면 한물 간 디자인; 재밌게도 최근 리뉴얼된 삼양 MF 렌즈 패키지가 이것보다 더 새련됩니다. 뭐 박스가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100 | F7.1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5:43


 구성품은 파우치, 렌즈, 보증서 정도입니다.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100 | F7.1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7:46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200 | F10.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8:37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200 | F8.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29:50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200 | F10.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30:12


 렌즈 외형. 알루미늄 외관에 도색처리를 한데다 디자인 스타일도 비슷해서 소니 렌즈와 그렇게 큰 차이 나지 않는 디자인이지만, 또 실제로 보면 다르다는 건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도색의 차이라든가, 디자인의 미묘한 디테일이라든가 말이죠. 전반적으로 특별히 고급스럽진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입니다. 빨간 링은 이게 삼양이라고 확실히 티를 내는군요. 디자인적으로 유일하게 아쉬운 건 레터링인데, 렌즈 이름 같은 건 그렇다 쳐도 왜 Full Frame E-Mount란 글귀를 박아놓은 건지 모르겠네요. 이것만은 빼줬으면 좋겠습니다.

 후드는 무난한 화형 디자인이고, 캡은 삼양의 기존 캡과 동일합니다. 이 캡은 좀 불편한 점이 있는데, 앞으로 튀어나온 부분 때문에 캡을 씌우고 대물렌즈를 바닥으로 하고 놓을 때 안정적이지 못 합니다. 캡은 가급적 평평한 디자인이었으면 좋겠다 싶네요.

 외부 조작계는 전자식 초점링을 제외하면 전혀 없습니다.

 

ILCE-7RM2 | Manual | 90.00mm | ISO-200 | F8.0 | 1/125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8-23 23:31:05


 현재 제가 보유한 표준 단렌즈 세놈입니다. 시그마 50.4 아트+MC-11이 가장 크고 무겁고, 소니 FE 55.8ZA가 가장 작고 가볍습니다. 삼양은 가운데 쯤 위치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해상력

ILCE-7RM2 | Aperture Priority | 55.00mm | ISO-100 | F1.8 | 1/60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9-15 18:48:13


 근거리 해상력 비교입니다. 아마 이 렌즈와 가장 고민할 대상인 소니 FE 55.8ZA 렌즈가 비교대상으로 참여했습니다. 측정위치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세팅 실수로 완전 모서리의 극주변부까진 넣지 못 했는데, 사실 전 그정도까지 필요한 경우는 거의 못 느껴서 큰 문제는 안 될 거라고 멋대로 합리화 해봅니다.

 



 일단 이번 사용기에 색수차 테스트는 따로 넣지 않았지만, 색수차를 확실히 볼 수는 있을 겁니다. JPG 촬영으로 FE 55.8ZA는 색수차 보정이 들어가서 다소 불리한 비교긴 한데, 또 FE 55.8ZA는 원래 색수차가 상당히 적은 렌즈라서 실사용적으로 잘못된 세팅까진 아니...려나? 어쨌든 보시다시피 삼양은 개방대에서 확실히 색수차가 있습니다. f2.8까지는 색수차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고 해야겠습니다. 다만 극단적인 역광상황이 아니면 실사용 시 색수차는 거의 보지 못 했기에 막상 출사에선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개방색수차 때문에 다소 알아보기 쉽지 않긴 하지만, 개방 중앙 해상력은 삼양과 소니가 거의 동일합니다. 소프트하다는 평이 있던 걸 생각하면 의외로 선방인데, 다른 분 테스트를 보면 중앙부 만큼은 충분히 좋은 듯 합니다. 중앙부에 관해서는 색수차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조리개에서 동등한 해상력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부에선 f1.4와 f1.8에서 살짝 더 소프트함이 보이지만, 조리개값 차이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인 듯 합니다. 그 이후 조리개에서는 역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보다 더 주변부로 가면 여기선 확실히 삼양이 뒤지기 시작합니다. f5.6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FE 55.8ZA가 우위를 유지합니다. 재밌는 건 색수차 보정이 켜져있는데도 이 부분에선 소니도 색수차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것? 중앙부와 주변부의 색수차 특성 차이를 동시에 커버할 정도로 정밀하진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ILCE-7RM2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4.0 | 1/8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6-09-14 16:13:59


 다음은 무한대 테스트입니다. 이땐 FE 55.8ZA를 안 가져가서 비교 테스트는 없습니다.

 



 근거리 테스트에서 중앙부는 그 명성 높은 FE 55.8ZA와 막상 막하인데서 알 수 있듯, 무한대에서도 중앙부는 좋습니다. 최대개방의 약간의 소프트함을 빼면 f2 부터 충분한 해상력이 나옵니다. 피크 해상력은 f5.6~8 정도로 보이는군요. 주변부는 개방에서 좀 더 흐리고, 또 약간 지저분하게 번지는 느낌이 보이는데 이는 MTF 를 보면 예상된 현상인 듯 합니다. f5.6이면 괜찮은 수준으로 올라오고, 피크는 f8 정도로 보이는군요.

 풍경용으로 조이는 세팅일 때는 주변부 화질이 별 문제가 안 될테지만 개방촬영을 생각할 경우 주변부는 좀 아쉬울 듯 합니다.


보케



 매우 좋은 f1.8 렌즈가 있는데, f1.4 렌즈를 굳이 찾는 이유는 두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조금이라도 셔터속도를 더 확보하기 위해, 하나는 배경흐림을 얻기 위해서죠. 2/3스탑의 차이는 누구에겐 상당히 큰 차이이고, 누구에겐 '어차피 f1.8로 안될 정도로 어두울 땐 f1.4라고 별다를 건 없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미묘한 차이입니다. 조리개에 따른 크기차이도 있으니 더욱 고민될 수 밖에... 저의 경우엔 보통 크기와 무게 때문에 f1.4보단 f1.8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f1.4 렌즈들의 개방력이 f1.8보다 떨어지는 편이라 개방의 메리트를 상대적으로 못 느끼는 점도 있고요. 저는 보케보단 해상력을 더 중시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와 해상력의 밸런스에서도 궁극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FE 55.8ZA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보케가 참기 힘들 정도로 구리다는 점입니다. 정말 이 렌즈는 왠만한 건 다 좋습니다. 단점이라곤 f1.4가 아니라는 거랑 보케가 구리다는 거 뿐일 정도입니다.(QC 문제 같은 건 빼고) 하지만 구경이 작다보니 보케는 회오리모양이 되고, 빛갈라짐도 구리고 하여튼 이런 표현력적인 부분에서는 정말 쥐약입니다. 광학의 세계에 댓가 없는 이득은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달까요.

 어쨌든 보케 테스트 해석으로 들어가기 전 테스트 조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 테스트는 같은 거리의 피사체를 두고 한 게 아니라, 각 렌즈의 최단거리로 수동세팅하고 찍은 것입니다. 최단거리가 짧은 삼양 AF50.4 쪽이 아무래도 더 크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최대개방은 f1.4와 f1.8로 다르게 찍어서 크기차이가 나겠지만, 나머지는 동일 조건에선 보케의 크기 자체는 동일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옳습니다. 물론 최단거리의 이득 덕분에 실현 가능한 최대 보케 크기는 삼양이 더 나은 건 사실입니다.

 FE 55.8ZA의 보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주변부 찌그러짐입니다. 이게 결과적으로 빛망울이 화면을 뒤엎을 때는 회오리 보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죠. 삼양 AF50.4는 더 밝은 조리개에서도 주변부까지 더 나은 모양을 유지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삼양도 구경이 아주 넉넉하진 않은지라 최대개방에서 주변부까지 원형을 유지하진 않습니다. 이건 훨씬 거대한 시그마 50.4 아트는 물론, 궁극의 단렌즈라는 자이스 오투스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f1.4에서 주변부까지 원형을 유지하려면 구경이 100mm는 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기와 무게의 현실성을 생각할 땐 이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라 해야겠죠.

 f2로 조이면, AF50.4는 극주변부까지 찌그러짐 없는 모양이 나오는 반면 FE 55.8ZA는 이제서 AF50.4의 f1.4 정도 주변부 찌그러짐(둥근 사각형)이 나옵니다. 아쉬운 점은 AF50.4의 조리개가 9매 밖에(?) 안 되다보니 일단 조리개를 조이면 보케가 각져지기 시작한다 점입니다. f1.4에선 주변부가 찌그러지고, f2에선 보케가 각져지기 때문에 주변부까지 완전히 원형을 유지하는 보케를 얻는 건 어느 렌즈나 불가능합니다. 사실 이건 제가 아는 한 모든 50mm 단렌즈에서 마찬가지라서 렌즈 탓을 하긴 힘듭니다. 

 다만 두 렌즈 모두 비구면 렌즈를 적극 활용한 현대적 설계로써, 비구면 렌즈의 부작용인 양파링 보케에선 자유롭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현시점에선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비구면 렌즈를 쓰지 않거나(해상력이 떨어지고 수차가 심해짐), 아니면 비구면 렌즈의 가공정밀도를 높이는 것인데 이건 현재로썬 소니만 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아쉽긴 해도 삼양이 해야할 걸 안 했다고 비판하긴 어렵습니다.

 이런 보케의 표현과 부작용이란 측면에서 소니는 주변부 찌그러짐, 조였을 때의 각짐, 양파링 문제를 모두 해결할 기술을 상용화한 유일한 메이커입니다. 하지만 그런 표준 단렌즈는 결국 소니에서도 나오지 않았죠. 이번에 FE 50.4를 GM으로 만드는 대신 자이스로 만들고 9매 조리개를 한 덕분에 이 역시 달성되지 않은 꿈이 되어버렸네요. 최강의 보케 표준 단렌즈의 꿈은 아직도 이뤄지지 못 했습니다 ㅠ

 어쨌든 FE 55.8ZA는 f2.8에 가서야 주변부 찌그러짐이 사라지지만, 이 역시 9매 조리개라서 각진 보케는 피할 수 없습니다. 대충 삼양 AF50.4는 FE 55.8ZA보다 약 1스탑 정도 보케 모양에서 우위에 있는 셈으로, 야경 등에서 셔터속도 확보, 빛망울 크기까지 고려하면 압승이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테스트에선 알기 힘든 부분이지만, 삼양 AF50.4는 보케의 부드러움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A 마운트 50.4 플라나는 물론, 아직 정식 테스트는 안 해봤지만 FE 50.4ZA 플라나보다도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예쁜 배경흐림을 보여줍니다. 이 렌즈의 보케 표현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자꾸 손이 가게 되더군요. 삼양은 수동 시절에도 배경흐림이 좋은 편이었는데, AF화에 고해상도화를 하면서도 보케를 희생시키지 않은 건 분명 메이커의 철학이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빛갈라짐



 빛갈라짐 테스트는 역시 FE 55.8ZA와의 비교입니다. 사실 둘 다 원형조리개라 빛갈라짐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긴 합니다. 그래도 같은 9매 원형조리개라고 다 똑같진 않다는 걸 비교만 봐도 아실 듯 합니다. FE 55.8ZA의 빛갈라짐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할 듯 싶습니다. 사실 빛갈라짐 테스트 해본 렌즈 중 이정도로 정신사나운 렌즈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삼양 AF50.4도 조리개 특성 상 훌륭한 빛갈라짐이라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빛갈라짐이라고 부를 정도는 된다는 점에서 아예 비교대상이 아닌 수준이라 해야겠습니다.


자동초점
 


 자동초점 렌즈이니 AF 테스트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주 비교대상인 FE 55.8ZA는 만만찮은 상대입니다. AF 속도도 빠르거니와 정확도도 높으니 말이죠. 삼양은 일단 조건에서 불리하긴 합니다. 렌즈알이 큰 덕분에 AF 모터가 더 강해야 같은 속도를 낼 수 있고, 최대개방에선 심도가 더 얕아서 AF에서 더 불리합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삼양이 AF에서는 소니보다 더 떨어지는 건 분명합니다.

 최단과 무한대를 오가는 위 테스트에서 AF 속도의 차이는 명백하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테스트에서 최단거리 초점 맞추는데 실패하는 부분은 포커싱이 워낙 나간 상태에서 피사체의 최소한의 윤곽도 파악하기 힘든 탓에 발생한 것으로,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삼양이 소니보다 실패율이 조금 더 높긴 하지만, 저정도로 심하진 않다는 얘기죠.

 사실 민첩성에 크게 요구되지 않는 원샷에서 이정도 속도차는 그렇게 큰 차이를 내진 않습니다. 하지만 AF-C를 쓸 땐(따로 테스트는 없습니다) 확실히 차이가 나긴 하더군요. 삼양 쪽이 AF-C 알고리듬이 떨어져서 워블링이 심한 건 덤입니다. 어쨌든 AF 속도 자체는 소니의 승리이며, 성공률도 마찬가지로 더 높습니다.

 삼양 AF의 더 큰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FE 55.8ZA가 사실상 무음인 반면, AF50.4는 모터 소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터소음이 구형 AF 렌즈의 징징거리는 DC 모터소리와는 또 다른, 고음의 찍찍거리는 듯한 소리란 점이 사람들을 거슬리게 하는 듯 합니다. 일단 소음 때문에라도 동영상 촬영에 쓰긴 쉽지 않습니다. 소음 자체는 익숙해지면 그만이라곤 해도 평소 들어보지 못 하던 류의 소음이라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스틸샷이라도 소음이 중요한 조건도 있을 수 있고, 그렇다면 삼양의 소음은 분명 걸림돌입니다.


접사배율

ILCE-7RM2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1.4 | 1/80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6-09-19 10:25:41

ILCE-7RM2 | Aperture Priority | 55.00mm | ISO-100 | F1.8 | 1/4000s | 0.00 EV | Multi-Segment | Manual WB | 2016-09-19 10:26:59


 삼양 AF50.4의 접사배율은 0.15배, 소니 FE 55.8ZA의 접사배율은 0.14배로 접사배율 자체는 눈꼽만큼의 차이입니다. 그 차이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 최대개방, 최근거리일 때의 빛망울 크기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얼마나 다가가야 하는가 부분입니다. 삼양의 최단거리는 45cm지만 소니는 50cm입니다. 5cm는 근거리 촬영에서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며, 특히 실내에서 더 물러날 수 없을 땐 상당한 의미를 가집니다. 45cm는 표준 단렌즈로써 특별할 게 없지만 상대가 평균보다 안 좋은 쪽이다보니 일단은 더 편하다고 느껴집니다. 시그마처럼 40cm가 되는 표준 단렌즈가 좀 늘어났음 싶네요. 물론 시그마는 크기를 어마어마하게 늘린 댓가이긴 합니다.


고스트/플레어

ILCE-7RM2 | Aperture Priority | 50.00mm | ISO-100 | F1.4 | 1/80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16-09-14 16:25:36


 삼양은 그동안 코팅이 약해서 역광에 취약하다고 여겨졌지만 AF50.4는 그런 인상에 반하는 듯 합니다. 몇차례 역광 촬영에도 고스트, 플레어 억제는 매우 좋은 수준이며 직사광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스트/플레어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물론 100% 프리하진 않지만 현존 최고 수준 렌즈와 비교해도 손색 없습니다.


총평

장점
- FE 55.8ZA에 맞먹는 중앙 및 가까운 주변부 해상력
- 크고 부드러우며, 비교적 모양이 깨끗한 보케
- 최단거리가 FE 55.8ZA보다 가까움
- 괜찮은 크기/무게 밸런스

단점
- 극주변부 해상력은 그리 높지 않다
- 느린 AF 속도
- AF 시의 모터 소음
- 색수차는 어느정도 있으며, 바디 보정이 되지 않는다

해상력 3.5/5 FE 55.8ZA 정돈 아니지만 이정도면 평균 이상
색수차 2/5 색수차가 바디 보정되지 않는 건 신경쓰인다
왜곡 4/5 약간의 배럴 디스토선, 역시 바디 보정이 안 됨
보케 4.5/5 조일 때 각져지는 걸 빼면 거의 최상급 보케
포커스 2/5 AF 속도가 떨어지고, 소음이 심하다
고스트/플레어 5/5 문제될 일 사실상 없음
가치 3.5/5 FE 마운트에서 가장 저렴한 f1.4 렌즈. 보케 만큼은 최강


 삼양 AF50.4가 P&I에 처음 출품되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서 체험해보고 샘플도 1등으로 올리고 그랬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당시 현장 체험해본 분들의 반응은 역시나 AF가 좀 느리고 색수차가 심하다는 것이었죠. 최종 양산이 이뤄진 뒤 다시 체험해본 뒤에도 약점들 자체는 근본적으로 바뀌진 않았습니다. AF나 색수차나 둘 다 나아지긴 했지만 요즘의 퍼스트 파티 렌즈에서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죠. 사실 삼양이 평소 색수차는 좀 있는 편이었고, AF 렌즈도 처음 만든다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된 결과이긴 합니다.

 해상력 얘기만 나오면 일단 FE 마운트는 55.8ZA라는 거의 최강급 해상력 단렌즈가 있는지라 어느 렌즈도 고분고분 넘어갈 수 없습니다. 제가 써본 렌즈 중엔 오로지 시그마 50.4 아트만이 55.8ZA의 해상력에 떳떳히 맞설 수 있었으니까요. 삼양이 더 해상력 좋을 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중앙 및 가까운 주변부 해상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해야겠습니다. 폭의 절반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찍는다면, 55.8ZA와의 해상력 차이는 느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이상의 주변부에선 더 떨어집니다만, 촬영 스타일에 따라선 이 영역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해상력이 충분한 수준이란 게 확인된 시점에서는 렌즈의 장점으로 더 눈이 돌아갔습니다.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보케입니다. 현대 AF 렌즈 중에선 거의 적수가 없다고 할 정도의 부드러운 표현을 보여줍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비구면렌즈에 의한 양파링과 조였을 때 원형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거지만, 앞서 말했듯 이걸 극복한 렌즈는 현재 사실상 없습니다. 이게 광학기술의 현재 한계이며 그 선에서 가장 좋은 배경흐림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삼양은 잘 해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 렌즈에서 가장 아쉬운 건 색수차 그 자체가 아닙니다. 바디 보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유감이죠. 색수차는 있을 수도 있고, 조금 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E 마운트는 바디 보정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보정은 렌즈가 바디에 정보를 전해줘서 이뤄지게 되어있는 거죠. 만약 색수차, 왜곡보정이 안 된다면 그건 렌즈가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그마 렌즈들은 MC-11 어댑터를 쓰면 왜곡, 색수차 보정이 됩니다.(렌즈 정보는 MC-11에서 모두 저장되는 듯 합니다.) 삼양도 색수차/왜곡 보정 정보를 넣을 수 있었을텐데 무슨 사정인지 되지 않습니다. 소니가 E 마운트를 오픈하고 서드파티 렌즈 제작을 허가하는 이상 이 부분에서 딱히 막혀있진 않으리라 생각하는데(시그마의 사례도 있고) 어째서 삼양은 되지 않았는진 의문일 따름입니다. 막힌 거라면 슬픈 일이지만, 삼양의 부족함이라고 한다면 그건 실망스런 일이겠죠.

 렌즈 프로파일이 제공되서 색수차 보정만 됐어도 유저들의 우려 하나는 확실하게 제거됐을 겁니다. 렌즈 자체 프로파일은 RAW 현상 프로그램에서도 적용될 수 있어서 효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럼 이 렌즈에 신경쓸 거리라곤 극주변부 해상력이랑 AF 뿐이었겠죠. 단점 하나를 확실히 없앨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갔단 점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 렌즈를 두고 FE 55.8ZA와 고민하는 부분이 많으실텐데, 사실 결정은 꽤 간단하다고 봅니다. AF 속도, 크기/무게를 중시하면 55.8ZA, 보케나 빛갈라짐을 원하시면 AF50.4로 가시면 됩니다. 분명 두 렌즈에는 색수차, 해상력 같은 광학성능 차이가 존재는 합니다. 그 부분에선 확실히 55.8ZA가 더 낫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어느쪽을 써도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봅니다. 반면 AF 속도나 보케, 빛갈라짐의 차이는 훨씬 두드러집니다.

 자신이 원하는 렌즈의 특징이 뭔지 분명히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순수한 해상력보다는 보케나 빛갈라짐 같은 부분이라면 삼양 AF50.4는 55.8ZA의 실망스런 부분을 잘 충족시켜 줄 겁니다. 아쉽게도 좋은 보케와 AF를 동시에 얻긴 어렵습니다. 훨씬 비싼 FE 50.4ZA로 가더라도, 보케는 삼양보다 떨어지고 AF는 55.8ZA보다 떨어지긴 마찬가지거든요. 그정도만 해도 고가인 것만 빼면 괜찮은 밸런스라고 생각하지만, 완벽한 렌즈는 아닙니다.

 그래도 뭘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AF50.4보다는 FE 55.8ZA가 사진 찍을때 걸림돌이 될 거리가 적다는 점에서는 더 안전한 선택일 겁니다.(적어도 이걸 추천했다고 욕 먹진 않는다 이 말입니다!) 속도와 해상력에선 실망할 일이 없을테니까요. 보케나 빛갈라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때 AF50.4를 고려하거나 체험하셔도 늦진 않습니다. 몇만원 쯤 들긴 하겠습니다만, '수업료' 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AF50.4의 화자가 되는 단점들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닐 거라 생각하며, 한번쯤 체험해보시면 생각보다 마음에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이하 샘플로 사용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4주 간의 체험기회를 준 팝코넷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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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ggry님의 팝코 앨범 ★
https://photo.popco.net/egg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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