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뭐 문학소년은 아니었지만 이 사진들을 보정하면서는 학생 떄 뭔가 침대인가 침실인가 하는 시를 배웠던 거 같아서 급 검색 해 보았습니다.
이상화 시인의 "나의 침실로" 라는 시가 있었더군요. 그 제목에서 풍기는 묘한 맛에 사춘기 시절 각인되어 어렴풋이 기억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었을 수도...
그 시의 부제가 있었고 - 확실한 지는 모르겠습니다. - 그 부제를 제목으로 달아 봤습니다.
엄청나게 본격적으로 추워진 금요일 입니다. 불금을 그냥 각자의 집 침실 - 이상 세계의 꿈이 실현되는 곳 - 에서 따뜻하게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PS : 저는 이 시를 다시 보다 보니 11연이 눈에 맴도네요. 인터넷 찾아보니 11연이 다음의 의미다 하는 내용도 있고요... 시 전문은 좀 길어서 사진 끝머리에 ....
해석 1 : 11연의 첫행은 꿈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그런 꿈들이 모두 같다고 말한다. 즉 밤에 우리가 잠 속에서 꾸는 꿈이나 우리가 갖는 미래에 대한 꿈, 그리고 사람이 안고 궁그는 사랑의 꿈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니 우리 아름답고 영원한 그 꿈의 세계로 가기 위해 침실로 가자고 주장한다.
해석 2 : 초시간적 공간인 침실로 가기를 바람 - 이상 세계의 꿈이 실현되는 침실
모델 : 유다연님
장소 : 모던아틀리에
주관 : 곰이님 소니톡 촬영회
나의 침실로, 이상화
― 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 속에만 있어라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촉(燭)불을 봐라.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메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함께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으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파란 피―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목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내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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