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R 시스템이 최대 목표로 삼은 것은 우수한 화질과 촬영 영역을 확대하는 것으로서 마운트 소형화 보다는 대구경 마운트를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한다. EF 마운트의 54mm와 동일한 직경이다. 이는 짧은 플랜지 초점 거리와 함께 광학 성능을 최대한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이렇게 큰 마운트 직경은 주변부 화질 저하를 보정하고 전용 렌즈의 퍼포먼스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것을 대변해주라도 하듯 RF 28-70mm F2L USM 과 RF 50mm F1.2L USM 은 EOS R보다도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소소한 친절함이랄까? 미러리스의 특징은 렌즈 교환시 센서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인데 EOS R은 커다란 마운트 내부를 통해 센서내 먼지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전원 Off 시에 셔터막이 닫힌다. 개발자 인터뷰에서 마운트 내부로의 먼지 유입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 기능을 켜고 끄는 옵션은 아예 넣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전원을 꺼야만 셔터막이 닫히기 때문에 전원 On 상태에서 렌즈를 교환할 시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기능이 초기 기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필자 측정 기준 EOS R의 초기 기동 시간은 1초 미만이며 전원 On 부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첫 컷 까지의 최단 시간은 1초 극초반대 였다.

RF 렌즈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짧은 플랜지 초점 거리의 채용이 필수적이었으며 미러리스 구조여서 가능하다. CMOS 센서와 렌즈 마지막 끝 부분을 최대한 근접하여 배치 할 수 있기 때문에 광학 설계의 자유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며 무거운 렌즈를 버틸 수 있는 견고함까지 동시에 커버했다. 전례 없는 광학 성능의 RF 렌즈 군으로 이전보다 더 강력한 퍼포먼스 발휘가 가능하다. 더불어 미러가 있던 공간을 광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와 렌즈의 전체적인 소형화도 기대할 수 있다.

EOS R 시스템의 기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마운트 통신 시스템을 도입. 향후 이미징 디바이스 잠재력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고 한다. DSLR의 8핀에 비해 4핀이나 늘어난 12핀의 전자 접점을 통해 통신 속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조리개 제어, 넓은 AF영역, AF 정밀도 향상, 보다 정교하고 빠른 광학 보정, IS 보정 향상 등 보다 손쉬운 조작성을 제공한다. 초점, 줌, 조리개, 손떨림 보정, 렌즈의 수차 정보를 빠르게 카메라에 전달하며 디지털 렌즈 최적화를 설정해도 연사 촬영 속도를 저하시키지 않고 광학 보정이 가능해졌다. 또한, RF 렌즈에 새로운 컨트롤 링이 추가되어 조작성이 향상되고 카메라 LCD나 EVF에 렌즈 데이터가 표시되어 편의성도 좋아졌다.

새로운 RF 마운트에 EF-EOS R 마운트 어댑터를 장착하면 기존의 캐논 EF / EF-S 렌즈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비단 캐논 네이티브 렌즈뿐 아니라 캐논 마운트라면 써드파티 렌즈들도 사용할 수 있다. EOS R 키트 구입과 함께 테스트 및 일상 용으로 EF 50mm F1.8 STM 을 구입했는데 역시 불편함이 없었다. 이는 라이브 뷰 촬영 기능을 다져놓은 듀얼 픽셀 CMOS AF 덕분이다.

EOS R 등장과 함께 선보인 렌즈와 액세서리 중 또 다른 시선을 끈 제품은 바로 컨트롤 링 탑재나 필터를 교환할 수 있는 EF-EOS R 어댑터였다. 렌즈에도 컨트롤 링이 있듯이 기존 EF 렌즈를 사용할 시에도 조작성을 고려한 것이다. 컨트롤 링 마운트 어댑터는 컨트롤 링에 AV, TV, ISO,노출 등을 설정하여 조작이 가능하다. 드롭인 필터 마운트는 원형 편광 필터 A, 가변 ND 필터 A 등을 사용하여 보다 창조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필터를 삽입할 수 있는 어댑터는 캐논이 오래전부터 EOS R을 준비 해왔다는 것을 반영해준다.

EOS R 전용 RF 렌즈들이 특히 주목을 끈다. 키트로 구성된 RF 24-105mm F4L IS USM 표준 줌 렌즈, F1.2 대구경 프라임 표준 단 렌즈 RF 50mm F1.2L USM, 무려 F2.0 고정을 지원하는 대구경 표준 줌 렌즈 RF 28-70mm F2L USM, 매크로 성능과 폭넓은 용도의 합리적인 광각 단 렌즈 RF 35mm F1.8 MACRO IS STM. 시작과 함께 대구경 렌즈들을 선보인 것이 주목을 끌었다. 앞으로 타사에서 구현하기 힘든 차별화된 대구경 렌즈들을 우선적으로 내놓겠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2019년에는 카메라의 삼원 구성으로 일컬어지는 16-35mm F2.8, 24-70mm F2.8, 70-200mm F2.8이 등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필자는 RF 28-70mm F2L USM 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렌즈를 마운트 해보았다. 참고로 이번 EOS R 리뷰는 키트로 구성된 RF 24-105mm F4L IS USM 렌즈 위주로 리뷰가 제작되었으며 RF 50mm F1.2L USM 와 RF 35mm F1.8 MACRO IS STM는 별도의 리뷰로 예정 중이다. RF 50mm F1.2L USM 샘플은 리뷰에 간간이 포함되어 있다. 잠깐 사용해본 RF 50mm F1.2L USM 렌즈도 놀라운 광학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F1.2 에서도 기대 이상의 화질을 뿜어내며 추후 RF 인물용 렌즈가 나올 때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RF 24-105mm F4L IS USM 렌즈 역시 풀사이즈 센서와 F4.0 고정에 힘입어 배경 뭉개짐이 꽤 좋다. 특히, 전례 없는 스펙의 RF 28-70mm F2L USM 렌즈의 발매도 코앞으로 다가와 초 고성능 표준 줌을 원하는 고급 사용자 들을 유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