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28-70mm F2L은 35mm 풀사이즈 디지털 카메라 용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전 줌 구간에서 F2의 밝기를 지원하는 표준 줌 렌즈다. 일반적으로 삼원 렌즈의 표준 줌 렌즈라고 하면 24-70mm F2.8 이 보통인데 이 렌즈는 28-70mm 구간 모두에서 F2.0 밝기를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렌즈는 꽤 무겁긴 하지만 이 렌즈 하나로 28mm F2.0 / 35mm F2.0 / 50mmm F2.0 / 70mm F2.0 모두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뒤쪽에 해상력 챠트도 첨부하였지만 모든 구간에서의 화질도 캐논 L 렌즈답게, 아니 L 렌즈 이상으로 아주 훌륭하다. 중심부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주변부, 구석부 화질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바디와의 렌즈 보정 성능, 주변부 화질, 수차 억제, 빛 갈라짐&빛망울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최상위 럭셔리(L) 렌즈다.

이 렌즈는 타사 렌즈 모두를 포함해도 동급 경쟁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그마 24-35mm F2 DG HSM Art 렌즈가 F2 고정 표준 줌이긴 하지만 줌 비에서 캐논 RF28-70mm F2L이 훨씬 폭넓다. 때문에 기존의 캐논 표준 줌 렌즈인 EF 24-70mm F2.8 L II USM 과 비교를 해보게 되는데 광각은 28mm부터 시작하고 무게에서 약 625g이 더 무겁지만, F2.0 고정 밝기 표준 줌 이라는 타이틀은 그 어떤 렌즈도 함부로 덤빌 수 없게 하는 역대급 무기다. 이 렌즈는 손에 직접 들고 사진도 직접 찍어봐야 그 참 맛을 깨달을 수 있는 렌즈다.

화각의 차이를 떠나 EF 표준 줌 렌즈와 MTF 그래프 특성을 비교해보면, 센서에서 가장 먼 구석부 화질에서 RF 렌즈의 특성이 눈에 띈다. 단순히 렌즈 구경이 커서라기 보다는 제일 후면의 렌즈를 센서와 더욱 가깝게, 그리고 센서 구석부로의 빛의 전달에 있어 좀 더 유리한 설계가 가능하다. 이는 플랜지 초점 거리가 짧은 RF 마운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RF28-70mm F2L은 전 화각 F2.0 고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IS 가 탑재되지는 않았으나 본연의 화질에 주력하면서 조작성, 방진 방적 설계, 심플 모던한 L 렌즈 디자인 등 RF 마운트 여서 가능한 광학 성능과 RF의 특장점 만을 잘 결집시킨 EOS R 시스템의 기념비적인 존재다.

RF28-70mm F2L은 이미지 센서의 초점면에 가장 가깝도록 설계한 대구경 렌즈로서 이미지의 구석구석까지 선명한 화질을 유지한다. 3장의 비구면 렌즈 소자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구면 수차, 광학 왜곡 및 난시를 억제하여 전 줌 구간 모두에서 주변부, 구석부까지 고화질로 이끌어냈다. 또한 슈퍼 UD 렌즈 및 UD 렌즈 소자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줌 사용시 발생하는 축 수차와 색수차를 억제했으며, SWC 코팅 및 ASC 코팅 도입으로 고스트 현상 또한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캐논이 풀사이즈 미러리스 용으로 설계한 RF 마운트는 EF 마운트의 54mm와 동일한 직경 및 짧은 플랜지 초점 거리로 광학 성능과 렌즈 설계의 자유도를 높인 시스템이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렌즈의 제일 뒷부분과 센서와의 거리가 상당히 짧다는 것이다. RF 렌즈는 후면 렌즈를 크게, 센서와 최대한 가깝게 하고 센서 주변부로 도달하는 빛의 각도와 양을 최적으로 설계하여 수차를 줄이면서 화질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기존 8핀에 비해 4핀이 더 늘어난 12핀 접점 역시 렌즈와 바디와의 인터페이스를 최적화 시켜주며 렌즈의 수차 정보 또한 DSLR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RF28-70mm F2L 역시 센서면에 골고루 양질의 빛을 가까이에서 전달할 수 있도록 가장 후면 렌즈의 직경을 크게 설계했다. 또한 포커싱 렌즈는 초점 조작시 렌즈 5매가 안쪽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렌즈 외관의 변화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피사체를 잡아낸다.

RF 렌즈에서만 누릴 수 있는 ‘렌즈 컨트롤 링’ 으로 인해, 그립한 왼손으로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노출 등을 촬영 중에도 직감적으로 조작이 가능한 것 역시 RF 렌즈만의 특권이다.

처음엔 이 렌즈의 크기에 다소 놀랄 수도 있는데, F2.0 고정 2.5배 줌 비의 표준 줌 렌즈가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크기다. 이는 직접 사용해보면 더 와닿는다. 카메라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일반인들이 보면 비싸고 좋은 렌즈로 보일 수 밖에 없는 크기.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 타사의 반응은 RF 마운트여서 가능한 렌즈라며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표준 줌으로서 전구간 정말 만족스러운 화질을 구사하는 렌즈로서 필자가 사용 중인 RF 24-105mm F4 L IS USM 렌즈가 앙증맞게 느껴질 정도로 아주 듬직하다. (아래)

디자인, 재질감, 컨트롤 링 조작성 등 다른 RF 렌즈들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많이 클 뿐. EOS R 과의 조합에서는 바디가 너무 작아 보이는 것이 사실. 캐논 L 렌즈의 상징인 유광의 붉은 색 링이 렌즈 끝에서 빛이 난다.

부담스러우면서도 막상 보면 또 묵직하고 믿음이 가는 만듦새. 추후에 EOS R 상위 바디와의 조합을 한 번 상상해보면 그 포스가 장난이 아닐 듯 하다. RF 마운트의 상징인 그래파이트(Graphite) 마운트 부. 마운트부터 렌즈 끝으로 갈수록 3단계 계단 식으로 커지는 디자인. EOS R 마운트 시 무게중심으로 인해 삼각대 마운트 링(Tripod Mount Ring)이 필요한 렌즈가 아닐까도 싶었다.

전용 그립을 장착하지 않고 세로로 촬영 시에는, 그립한 오른 손이 위가 아닌 아래로 가게 촬영하는 것이 무리가 없다. 렌즈 무게가 있기 때문에 촬영 다음날 몸에 무리가 덜 가도록 오른손과 왼손 힘 배분을 적절히 하여 장시간 촬영을 대비한 자세 습득이 필요하다.

이 렌즈로 인물을 유연하게 촬영하기 위해 배터리 그립도 물리게 되었다. 렌즈 무게와 크기 때문에 배터리 그립을 장착하면 확실히 어깨에 무리가 없고 안정감이 있다.

대구경 렌즈애 의한 외경 지름으로 인해 왼손 그립이 두툼하게 쥐어지는 렌즈다. 오차 -1g ~ +1g의 저울로 재어본 실 측정 렌즈 만의 무게는 1434g. EOS R에 마운트하여 촬영 시에는 2136g을 나타냈다.

참고로 EOS DSLR용 망원 줌 EF 70-200mm F2.8L IS III USM 렌즈의 무게가 1480g이다. RF28-70mm F2L이 그 보다 약간 가볍긴 하지만 비슷한 무게감으로 렌즈를 다루게 된다. 그런데, EOS R 시스템은 DSLR에 비해 바디 무게가 가볍다는 이점이 있다. EOS R에 배터리 그립까지 장착하여 RF28-70mm F2L로 촬영 시 무게는 2540g이며, 배터리 그립 없는 EOS 5D Mark IV에 EF 70-200mm F2.8L IS III USM(후드 + 삼각대 마운트 링)로 촬영 시 무게 2518g(팝코넷 측정)과 엇비슷하다. F2.0 고정 표준 줌과 가벼울 풀사이즈 미러리스를 누릴 수 있는 축복 대신, 렌즈의 무거움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렌즈의 제일 앞쪽과 제일 뒤쪽 렌즈에는 불소 코팅을 실시하여 수분, 유분 등이 잘 부착되지 않는 렌즈의 오염방지와 더불어, 손쉬운 클리닝을 제공한다. 블로어나 융(천) 만으로도 얼룩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마치 먼지가 렌즈 위를 굴러다니는 듯한 느낌. 확실히 RF 마운트 L 렌즈들은 오염에 강하고 클리닝이 쉽다.

물이나 먼지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렌즈 마운트, 스위치 패널 영역, 포커스 링 및 컨트롤 링 부분을 특별히 유의하여 설계하여 비,눈 등의 거친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촬영을 즐길 수 있다. EOS R 역시 방진 방적 설계를 지녔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촬영을 즐길 수 있다.

조리개 날개는 9매를 채택. 원형 빛 망울 표현은 물론이요 조리개 F8.0-F110 만 되어도 빛 갈라짐이 아주 멋지게 표현되는 렌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