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EOS R 카메라인 EOS R 이후 4년. DSLR 시대의 절대 강자가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는 고성능 EOS R 시리즈와 RF 렌즈들로 재탄생했다. 8K 동영상과 고성능 AF, F2 표준 줌 렌즈, 최초의 1.4배 매크로 렌즈 등 내놓은 제품마다 굵직한 키워드를 화두로 던지며 시장의 주목을 꾀한 전략이 주요하면서 캐논은 미러리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다음 행보에 대한 주목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 2022년, 캐논이 새롭게 꺼내 든 카드는 재미있게도 최초의 APS-C 포맷 EOS R 카메라 EOS R7이다. 풀프레임에 밀려 사라진 줄 알았던 APS-C 포맷을 2022년에 꺼낸 이유는 다름 아닌 속도. EOS R7은 3250만 화소 이미지를 초당 15매로 기록하는 EOS R 시리즈 최고의 연속 촬영 능력을 내세웠다. 거기에 듀얼 픽셀 CMOS AF II와 EOS iTR AF X 시스템의 고속 AF, 1/16000초 고속 셔터, 7k오버샘플링 4k 동영상 촬영, 방진방적 설계 등 고급 EOS R 카메라에 필적하는 성능이 더해졌다.

EOS R7은 여러모로 과거 크롭 플래그쉽 카메라로 불렸던 EOS 7D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APS-C 포맷을 풀프레임의 하위가 아닌 순간 포착 능력, 망원 촬영에 특화된 시스템으로 존중하는 제품의 면면에서 과거의 향수를 느끼는 사진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이엔드 스피드 퍼포머란 이름으로 탄생한 EOS R7은 EOS 그리고 ‘7’의 역사에 어떤 발자취를 남기게 될까. 그간 제품마다 시장을 놀라게 한 캐논의 신제품인 만큼 이번 역시 우려보단 기대가 앞선다.

* 팝코넷은 본 콘텐츠 제작을 위해 '캐논코리아' 로부터 EOS R7 카메라와 렌즈 6종(RF-S18-45mm F4.5-6.3 IS STM, RF-S18-150mm F3.5-6.3 IS STM, RF35mm F1.8 MACRO IS STM, RF100-400mm F5.6-8 IS USM, RF14-35mm F4 L IS USM, RF50mm F1.2L USM)을 무상 대여 받았습니다. 리뷰 포스팅 후 대여 제품 반납과 함께 소정의 리뷰 제작 수고료를 지급받습니다.
* 리뷰에 첨부된 촬영 샘플은 후보정이 없는 리사이즈 본입니다.

EOS R7의 가장 큰 특징은 EOS R 시리즈 최초로 APS-C 포맷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것이다. 고성능 모델인 EOS R7과 함께 엔트리 모델에 해당하는 EOS R10, 두 카메라에 대응하는 RF-S 렌즈 2종이 출시되며 APS-C 포맷의 시대를 알렸다. EOS R7과 EOS R10은 APS-C 포맷을 공유하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드물 정도로 촬영 성능과 완성도, 휴대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오히려 DSLR 카메라 EOS 90D와 미러리스 카메라 EOS M6 Mark II 등이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다.

APS-C 포맷에서는 고화소에 속하는 325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이는 EOS 90D와 동일하지만 DIGIC X 이미징 엔진, 듀얼 픽셀 CMOS AF II 등 최신 시스템을 탑재해 화질과 성능 향상을 꾀했다. 기계식 셔터 기준 초당 15매 연속 촬영은 이 카메라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 EOS R10 역시 15fps 연속 촬영이 가능하지만 전자식 셔터 사용에서 초당 30매, 23매로 차이가 있다. 그 외에도 5축 손떨림 보정, 4k 60p 동영상 촬영, 듀얼 카드 슬롯 등 최신 카메라 다운 사양을 갖추고 있다. EOS 7D Mark II와 EOS 90D, EOS M6 Mark II 이후 오랜 시간 명맥이 끊겼던 APS-C 포맷 플래그쉽 카메라로 기획된 것을 제품 사양에서 엿볼 수 있다.

EOS R7은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EOS R 카메라 중 가장 빠른 연속 촬영 능력을 자랑한다. 기계식 셔터와 전자식 선막 셔터 설정 시 초당 15매로 3250만 화소 이미지가 기록되며 AF/AE 추적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EOS R3의 12fps보다 빠른, EOS R 시리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DSLR 카메라를 포함한 모든 EOS 시리즈와 비교해도 EOS R7보다 빠른 카메라는 16fps의 EOS-1D X Mark III가 유일하다.

기계식, 전자식 선막 셔터 설정에서 고속 연속 촬영 +를 설정하면 초당 15매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첫 번째 촬영 직후 화면이 잠시 어두워진 뒤 이후 블랙아웃 없이 연속 촬영이 이뤄진다. SERVO AF와 인물, 눈 검출 설정을 적용할 경우 연속 촬영 중에도 피사체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며 노출 고정 없이 각 촬영마다 실시간으로 적정 노출이 적용된다.

아래는 고속 연속 촬영 +로 촬영한 이미지를 동영상으로 편집한 것. 24p/30p 동영상에 비하면 움직임의 부드러움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피사체의 움직임을 순간 포착한다는 고속 촬영 본래의 목적에는 부족함이 없다. 촬영 중 피사체 추적도 탁월해서 육안으로 선수들을 분간하기 힘든 폭우 환경에서도 실패 없이 인물 추적 촬영이 가능했다.

15fps 속도로 촬영 가능한 사진 수는 JPG 이미지 기준 약 224매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5초에 해당하는 긴 시간. 덕분에 순간적인 장면을 포착해야 하는 스포츠 촬영에서도 버퍼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아래는 약 200매의 연속 촬영 이미지를 동영상으로 편집한 것이다.

셔터 방식을 전자식 셔터로 설정하면 기계식/전자식 선막 셔터보다 두 배 빠른 30fps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초당 30매는 30p 동영상과 동일한 촬영 속도로 보다 빠른 순간 포착에 유리하다. AF/AE 추적도 기계식 촬영과 동일하게 지원되는 데다 전자식 셔터 특성상 셔터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 덕에 15fps 연속 촬영 못지않게 활용도가 높다. 다만 플리커, 젤로 현상 등 전자식 셔터의 단점을 고려해 기계식/전자식 선막 셔터와 전자식 셔터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

아래는 기계식, 전자식 선막 셔터의 초당 15매 연속 촬영과 전자식 셔터의 초당 30매 연속 촬영을 비교한 것이다. 기계식 셔터는 촬영 중 각 프레임에 맞춰 화면이 끊어지고, 전자식 셔터는 끊김이 없는 대신 화면 테두리의 흰 선을 통해 촬영 여부를 표시한다. 첫 촬영에서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것은 양쪽이 같다. 전자식 셔터가 속도가 두 배 빠른 만큼 최대 촬영 매수가 기계식 셔터의 절반 수준인 약 126매로 제한된다.

전자식 셔터를 이용해 초당 30매의 RAW 데이터를 연속 촬영하는 RAW 버스트 모드를 제공한다. EOS M6 Mark II에서 선보인 바 있는 기능으로 당시엔 해상도가 제한됐지만 EOS R7에서는 3250만 전체 화소로 기록되도록 업데이트됐다.30fps 연속 촬영 연속 촬영된 이미지가 한 개의 데이터 파일로 통합 기록되며 재생 메뉴에서 원하는 장면을 선택해 JPG,RAW, HIF 이미지로 추출하게 된다.

RAW 버스트 메뉴의 예비 촬영을 설정할 경우 셔터 동작 0.5초 이전의 장면부터 기록이 시작된다. 동물의 갑작스러운 움직임, 스포츠 경기의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할 때 유리한 기능. 재생 메뉴의 흰색 바를 기준으로 왼쪽이 셔터 동작 이전의 장면들이다.

RAW 버스트로 촬영한 이미지는 한 장의 RAW(CR3) 파일로 저장된다. 때문에 프레임 수에 따라 단일 파일 크기가 1GB 이상이 되기도 한다. 재생 메뉴에서 이미지가 겹쳐진 별도의 아이콘으로 표시되며 이미지 롤 재생을 실행해 전체 이미지를 프레임별로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선택한 뒤 JPG/RAW/HIF 포맷으로 저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노출과 WB, 픽쳐 스타일, 노이즈 리덕션 등의 기본 보정을 지원한다.

기계식, 전자식 선막 셔터에서는 최대 1/8000초, 전자식 셔터에서는 1/16000초의 고속 셔터를 사용할 수 있다. 1/8000초보다 두 배 빠른 1/16000초 셔터는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할 때 보다 유리하다. 벌새의 빠른 날갯짓 같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거나 떨어지는 물방울의 형태를 생생하게 담고 싶을 때 고속 셔터가 힘을 발휘한다.

1/8000초보다 1스톱 더 빠르기 때문에 빛이 충분한 환경에서 조리개를 충분히 개방해 촬영할 수 있다. 아래는 대구경 단초점 렌즈 RF50mm F1.2 L USM 렌즈의 F1.2 최대 개방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한 것이다. 기계식/전자식 선막 셔터의 최대 속도인 1/8000초에서는 노출 과다가 발생했지만 1/16000초 전자식 셔터를 사용해 적정 노출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대구경 렌즈의 개방 촬영, 얕은 심도 표현을 즐긴다면 전자식 셔터의 고속 셔터가 많은 순간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 기계식/전자식 선막 셔터 (1/8000초) ]	[ 전자식 셔터 (1/16000초) ]

APS-C 포맷에 맞춰 새롭게 개발된 셔터 유닛이 EOS R7에 탑재됐다. EOS R7의 높은 성능을 뒷받침하는 설계가 적용된 것이 특징. 이를 통해 기계식/전자식 선막 셔터를 이용한 15fps 고속 연속 촬영, 1/16000초 전자식 셔터 등 고성능을 실현했다. 20만 회에 달하는 안정성과 내구성 개선도 이뤄졌다. 아래는 EOS R7에 탑재된 셔터 유닛의 특징이다.

- 높은 토크의 모터와 선/후막 충전 메커니즘 개선으로 15fps 고속 연속 촬영에 대응
- 기존 셔터 유닛보다 크게 개방되는 구조로 바디 내 손떨림 보정 성능 향상
- 완충제를 사용해 촬영 시 진동과 소음 감소
- 선/후막 제동 메커니즘 적용. 20만 회 사용 내구성

셔터 동작 방식은 기계식, 전자식 선막, 전자식 세 가지를 지원한다. 선막은 전자식, 후막이 기계식으로 동작하는 전자식 선막 방식은 기계식 셔터보다 셔터 쇼크가 적어 이미지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전자식 셔터는 셔터 동작음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정숙함을 요하는 환경에서 촬영할 때 유용하다. 전자식 셔터 사용 시 발생하는 플리커, 젤로 현상 등의 단점은 저소음 셔터 기능을 이용해 완화할 수 있다.

면적이 훨씬 큰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EOS R6가 약 201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EOS R7의 APS-C 이미지 센서는 픽셀 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런 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대표적인 장점은 동일한 장면을 보다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이미지 일부를 추출해 사용하는 트리밍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풀프레임보다 이미지 센서 면적이 작은 APS-C 포맷은 초점 거리를 약 1.6배 증가시키는 망원 효과가 있다. 이는 동일한 환경에서 피사체를 보다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순간 포착이 중요한 스포츠/야생 촬영에서 유용하다.

RF50mm F1.2 L USM 렌즈로 동일한 환경에서 촬영한 EOS R6와 R7의 인물 사진을 비교하면 풀프레임과 APS-C 포맷의 프레임 차이가 도드라진다. EOS R7에서 50mm 렌즈를 사용할 경우 약 80mm의 망원 렌즈가 된다.

[ EOS R6 ]	[ EOS R7 ]

RF 시스템이 풀프레임에서 APS-C 포맷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휴대성/기동성에 초점을 맞춘 RF-S 렌즈 2종이 함께 출시됐다. APS-C 포맷에 맞게 이미지 서클을 줄여 렌즈의 크기와 무게가 기존 RF 렌즈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 공통적인 특징. 경통 지름이 렌즈 마운트 부보다 좁은 디자인에서도 이런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렌즈 구성	7군 7매 (비구면 2매)
	초점거리	18-45mm (35mm 환산 약 29-72mm)
	최대 조리개 값	F4.5-6.3
	최소 조리개 값	F22-32
	최단 촬영 거리	0.20m (AF 18mm) 0.15m (MF18mm)
	최대 촬영 배율	0.16 배 (AF 45mm) 0.26 배 (MF 45mm)
	IS 성능	4.5 스톱 (렌즈 단독) 6.5 스톱 (통합 제어, EOS R7)
	필터 규격	49mm
	조리개 날 수	7매
	크기	약 69 x 44.3 mm
	무게	약 130 g

35mm 환산 약 29-72mm의 초점거리를 갖는 RF-S18-45mm F4.5-6.3 IS STM는 입문자용 표준 줌 렌즈로 기획됐다. 눈에 띄는 특징은 렌즈 경통을 안쪽으로 수납하는 구조. EF-M 마운트 표준 줌 렌즈 EF-M15-45mm F3.5-6.3 IS STM 등에서 이미 선 보인 방식으로 렌즈의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렌즈 수납 시 경통 길이는 약 44.3mm, 무게 역시 130g으로 가볍다.

대부분의 촬영에 대응하는 광학 2.5배 줌, 15cm의 근접 촬영, 최대 6.5스톱의 손떨림 보정 등 표준 줌렌즈로 좋은 사양을 갖췄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4.5-6.3으로 다소 어둡다. 때문에 EOS R7보다는 엔트리 모델 EOS R10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렌즈 구성	13군 17매 (UD 1매, 비구면 2매)
	초점거리	18-150mm (35mm 환산 약 29-240mm)
	최대 조리개 값	F3.5-6.3
	최소 조리개 값	F22-40
	최단 촬영 거리	0.17m (AF 18-35mm) 0.12m (MF18/24mm)
	최대 촬영 배율	0.44 배 (f=50mm、0.18m)
	IS 성능	4.5 스톱 (렌즈 단독) 7.0스톱 (통합 제어, EOS R7)
	필터 규격	55mm
	조리개 날 수	7매
	크기	약 69 x 84.5mm
	무게	약 310 g

광학 8.3배 줌을 지원하는 RF-S18-150mm F3.5-6.3 IS STM는 여행에 특화된 올인원 렌즈다.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3.5-6.3으로 표준 줌 렌즈 RF-S18-45mm F4.5-6.3 IS STM보다 밝고 근접 촬영 능력과 손떨림 보정 효과 역시 우위에 있어 EOS R7의 고사양을 발휘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 18mm 최대 광각 ]	[150mm 최대 망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