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ei minidigi

2005-05-12 00:00 | 조회수 : 32,304 | 추천 : 0


▶ 롤라이플렉스?

70여년전의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기억 하는가? 롤라이 클래식 카메라로서 필름 카메라의 큰 획을 그어놓은 롤라이플렉스는 필름카메라를 좀 안다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가슴속에 깊은 감성으로 남아 있다.

이안리플렉스 카메라는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한다. 즉 하나의 렌즈는 사물을 보는 뷰파인더 역할을 했으며 다른 하나는 실제 사진을 촬영하는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촬영방식은 웨스트레벨 파인더 식으로 렌즈는 피사체를 향하게 하고 위에서 내려다 보며 촬영하는 방식이다.


▶ 롤라이플렉스 미니디카 탄생

2004년 4월 롤라이는 클래식카메라 롤라이플랙스를 미니어처화 시켜 놓은 롤라이 미니디지(minidigi)를 발표했다. 출시당시 꽤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비싼 가격등과 화질등을 이유로 지속된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미니디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롤라이를 사랑하는 일부 유저층에서 소장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도이다. 구하기 힘든 물건일수록 더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긴걸까? 필자가 다루어본 미니디지는 이젠 절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놈이 되어 버렸다.

가지고 가는 곳마다 슈퍼스타가 되는 미니디지의 매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항상 인기를 몰고다니는 토이디카

한손안에 쏘~옥 들어오는 미니디지는 어딜가나 인기였다.
집에 돌아와 낮에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며 실없이 웃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번은 퇴근길 지하철 미니디지를 목에건채 졸고 있었는데 앞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하진 아저씨 한분이 건너와 툭툭치며 이게 뭐냐며 만지작 거려 깜짝 놀란적이 있었다. 한편으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관심을 갖어주니 기분은 최고였다.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 보고는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MP3플레이어도 아닌 놈이 사진이 찍힌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니디지가 디카라는 것에 혀를 내두르기 일쑤였다.


미니디지는 롤라이플렉스 카메라의 로망에 묻혀있던 감성을 자극하며 사람들에게 강한 소유욕을 가져다 주는 놈이다. 화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성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니 디지는 찍힌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큰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야~~~~ 너무 이쁘다 이거 이게 사진이 찍혀?"
"이거 화질 별로 않좋아"
"화질않좋아도 돼 그냥 줘라 얼릉 죽여주게 이쁘네"

얼마전 나눈 친누나 와의 대화이다.^^


▶클래시컬한 작동법


오른쪽 사이드에 전원버튼과 Crank 레버가 있고 앞쪽에는 렌즈와 함께 밑부분에 셔터버튼과 재생버튼이 있다. 그리고 윗면에는 1.1인치 칼라 LCD가 있고 뒷면에 각종 조작버튼이 있는 정말 단순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 촬영은 전원을 켠후 Crank 레버를 한바퀴 돌린 후에 한 장씩 촬영하는 방식으로 Crank 레버를 카메라의 필름 감개라고 비유하면 될 것이다. 파일 저장과 재생및 삭제시 답답할 정도로 느리기 때문에 요즘 디카와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굼뜬 촬영 방식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녀석이다.
화상 사이즈는 두가지로서 1280x1280,960x960의 정사각형 사이즈로 설정할 수 있으며, 뒤에 있는 오른쪽 버튼으로 꾹꾹 눌러 설정할 수 있다.

기본 스펙

미니디지는 독특한 방식의 정방형 200만 화소 이미지 센서(CMOS)를 사용하여 이미지도 정사각형으로 저장이 된다.

렌즈밝기는 F2.8이며 초점 거리는 9mm 고정으로 촬영 범위는 50cm부터 무한대 까지이다.
셔터스피드는 1/15~1/7500초로서 실내 촬영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ISO값도 100고정이고 화벨도 자동인 데다가 촬영할때 마다 색감이 천차 만별이다.

스펙만 보더라도 제대로 찍힌 사진을 기대하긴 힘든 기종인게 사실이다. 색상도 이상하고 잘 찍히지도 않을뿐더러 얼굴이 찌그러지고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 줄 때가 있다.

또한 야외 촬영은 웹용으로 사용하기에 무난하기 때문에
"그까이꺼 뭐 그냥 대~~~충 찍히기만 하면 되지 머"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나름대로 괜찮은 기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LCD & 휴대성
 

솔직히 1.1인치 LCD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밝은 대낮에 촬영하기 위해선 감으로 찍어야 하는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할 때도 있다. 한편으로는 롤라이사가 예전 이안리를렉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잘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는 느낌도 든다. 잘 보이지도 않고 찍기도 힘들고 화질이 좋은것도 아닌데 자꾸 찍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 일까?

미니디지는 목에 걸고 다닐때 가장 큰 매력을 지니고 있는 듯 하며 손에 들고 있을 때 귀여움을 강하게 발산하는 녀셕이다. 바디도 작기 때문에 휴대성에 있어서는 최고이다.


▶ 배터리 & 메모리
 


메모리는 호환성이 뛰어난 SD/MMC 메모리를 사용한다. 그런데 배터리는 다른디카에서 사용하지 않는 CR2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격도 비싼데다가 충전식도 아니라서 아쉬운 부분으로 남을 수도 있지만 필자가 구입한 6000원 짜리 3V kodak CR2 배터리로 근 한달간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디카처럼 전원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연속적으로 계속 촬영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아무튼 배터리를 갈아 끼우면 무지하게 오래 쓰는 듯 하다.

배터리와 메모리 교체에 있어서는 다소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 메모리를 갈아끼울때 손톱으로 안쪽에 깊숙이 삽입해야 하는데 내부 스프링에 의해 메모리가 총알처럼 발사되는 현상이 잦았기 때문이다. (날아간 메모리가 옆친구의 눈을 때린적도 있었다.)
 

▶ 화질?

솔직히 화질 자체를 논하는 것은 미니디지에게 있어 큰 의미는 없다. 미니디지는 소장용에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카이기 때문에 분명 화질 정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미니디지는 노이즈도 많고 사물의 외곽선을 아주 뚜렷하게 나타내 주지는 못한다. 밑에 샘플을 첨부 하겠지만 화질과 색상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하지만 200만 화소 이기 때문에 작은 크기로 리사이즈 했을 경우. 나름대로 볼만하다. 색감은 연채도성이 짖고 녹색이 강했다. (파일당 용량은 약 300kb)

미니디지는 사진기로서의 화질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의 기본 성능은 지니고 있다


▶Epilogue
 


미니디지는 한손에 쏙 들어오는 귀염둥이다. 각종 동호회나 모임등에 들고 나갔을 시에는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모든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아 주기도 했다. 미니디지는 생각보다 반응이 꽤 좋았었다. 필자만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만큼 겉모습 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 미니디지는 함께하는 동안 생활의 활력소가 되주기도 했다.
현재 구입할 수 있는곳이 제한적이여서 다소 아쉬움으로 남지만 더 슬픈 일은 이 녀석을 곧 필자의 손에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얼마전까지 판매된 미니디지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 인걸로 알고 있다. 다소 비싼 가격이긴 하다. 물론 지금은 사기도 힘든 녀석이 되어 버렸지만 소장용으로서 오랜 세월동안 즐거움을 가져다 줄 녀석이 분명하다.

그동안 정들었던 미니디지...그냥 어떻게든 사버릴까?


▶sample
 


사진편집 글 : 이형주 (nemoworld@popc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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