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카의 발전은 정말 숨 가쁠 지경이어서 연이은 신제품들의 행진을 지켜보기도 벅찬 상황이 되어 버렸다. 끝없는 화소수 와의 전쟁과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워 저마다 최첨단 디지털 기능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런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엡손은 다소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기에 이른다.
라이카는 이전에도 DIGILUX 1, 2를 발표하면서 라이카 M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사실 모양만 RF이지 렌즈가 고정된 일반 디카와 구조적으로 별반 다를 것이 없어 진정한 M 매니아를 흡수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았다.
당시 DIGILUX 시리즈의 내부는 파나소닉이 개발을 담당하였으며 유사한 디자인으로 DMC-LC5, DMC-LC1라는 이름의 디카를 발표한 적이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라이카는 디카 사업 자체보다는 '라이카 그 차체의 명성'을 이어가는데 더욱 관심이 있어 보인다.
LEICA DIGILUX 2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라이카가 아닌 엡손이 이런 사용자 층을 겨냥하여 M 마운트의 렌즈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진정한 RF 디카를 세계 최초로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R-D1이다. 언뜻 보면 도저히 디지털 카메라라고 믿어지지 않는 외모를 지니고 있는 이 디카의 매력을 몇 장의 사진과 글로 표현하는 데는 달리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R-D1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