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ak V570과 함께한 거제도 여행기

2007-02-01 18:44 | 조회수 : 35,014 | 추천 : 0

무제 문서
 

 
 

| 어머니를 뒤로하고...이번에는 거제도다.출사라고 해봤자 서울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기만 했던 내게 거제도 2박 3일의 출정은 기분전환을 위한 멋진 기회였다."어머니 저 3일동안 떠나요""뭐? 또가? 넌 왜 맨날 갑자기 나간대냐"그렇다. 나는 지금의 내가 있기 전 1년 동안이나 매일아침 삼각대를 어깨에 메고 사진이나 찍고 싸돌아 다녔던 놈이었다. 집에 돌아왔을 시엔 부모님은 늘 잠들어 계시기 일쑤였고 아침엔 부모님 모르게 새벽차를 타고 어디론가 휭~ 하고 사라지곤 했으니 '또가?' 라는 말은 당연할지도 모른다."남쪽으로 가니깐 3일동안 저 찾지 마요 별일 없을거예요""옷 따뜻하게 입고 가라 남쪽이라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할테니.."부모님은 지금까지 내가 기억하는 일생동안 나의 모든 것을 믿고 의지하셨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 내가 선택한 일. 내가 사랑한 사람들 모두를 너그럽고 사랑스럽게 지켜봐 주셨단 말이다. 아~~해가 거듭할수록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내 자신이 안타깝도다."잘 다녀올께요~"멀찌감치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이 깊게 느껴진다.

 
 
사진,글 : 이형주(nemoworld@popco.net)
 

* 본 여행기의 6 섹션에 첨부된 사진은 모두 V570으로 촬영된 것으로 Resize 보정만 (포토웍스 샤프니스 + 2) 거쳤으며모든 사진에 원본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 '고현' 행 우등 버스에 올라타다.때는 1년 전이다.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된 이유중 하나도 그것. 그 겨울의 따뜻한 추억이랄까? 아무튼 지금 이때 거제도로 떠난다면 필자와 비슷한 느낌의 여행을 밞을 것임은 분명하다.확실한 것 하나는 남쪽은 여기 서울보다 훨씬 따뜻하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때는 비수기 라는 것이다.때문에 계획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신상에 좋다. 3일동안 어떻게 다닐 지... 그리고 필자의 여행 동반자로는 V570이 함께 했다. 눈 두 개 달린 이놈은 이 때만 해도 세상에 알려지기 한참 전이었기에 영광이었을 따름. 게다가 콤팩트에서는 눈알을 빼고 찾아봐도 없을 23mm라는 경이적인 화각을 지녔기에 혼자 여기저기를 누비면서 풍경을 담아내기에도 딱 좋다.다행히 예전에 사용했던 V550과 같은 배터리를 사용했기에 여분의 배터리를 하나 더 챙길 수 있었다.사정없이 찍어대는 필자에게는 변XX 배터리를 자랑하는 그 어떤 카메라라도 추가분의 배터리가 필수라는 사실...일단 거제도의 고현으로 갈 참이었다. 그리고 소매물도와 외도를 둘러볼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은? 그냥 될대로 되라 식이다. 이번 역시 예전 제주도 여행처럼 필자의 스타일대로 자고 먹고 하는 것은 발길 닿는 대로다. ^^남부터미널에서 거제도의 '고현'행 버스에 올라타 잠시 잠을 청했다.일단 오후에 출발했으니 저녁 늦게 도착할 테고 내일 아침부터 본격적인 나몰라 거제도 탐방을 시작할 참이다. 

 
     
     
 

| Keti 님과의 약속요즘은 고속도로가 뻥뻥 잘 뚫려서인지 거제도의 '고현' 까지 도착하는 데 4시간 30분 만에 주파했다.저녁즈음 도착했는데 일단 근처에서 피로를 푼 뒤 다음날 일찍부터 움직일 계획이었다.팝코넷에서 한창 달리던 'Keti'님은 거제도에서 살고 있었다. (현재는 직장 관계로 서울에서 지내고 계시지만...)'서울에서 떠나기 전 미리 연락을 드렸어야 하는데...'아무튼 내가 거제도에 온다는 것을 알고 '언제오냐'는 문자를 여러차례 날려주던 고마운 분이었다.그런데도 이렇게 혼자 얘기도 없이 덜컹 와 버렸다는... 저녁에 도착하자마자 문자가 또 날라왔다."네모님 언제오시나요?""지금 막 도착했는데요...""엇! 벌써요? 미리 연락 주신다고 해놓고..."약산 서운한 감이 역력한 문자였다. 나를 그렇게도 챙겨줄려고 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뿐..."제가 내일 혼자 다니다가 저녁에 연락 드릴테니 저녁 같이 먹어요 그리고 다음날 같이 다녀요""예~ 연락 기다릴께요...^^"온라인 상에서 리플로만 대화를 주고 받다가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설레임 그 자체다.

 
 
 
 

     
 

| 발길 닿는대로 시간이 허락한대로...솔직히 거제도는 제주도 처럼 차를 끌고다니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버스 교통편이 주요 관광지를 다니지만 한시간에 한대꼴로 있으며, 막차도 일찍 끊어진다.  때문에 자세한 계획을 잡지 않은 나로써는 심한 난관이 예상된다.그렇다 해도 이런 스릴을 즐겨온 나이기에 걱정은 없다. 어떻게든 살곳을 귀신같이 잘 찾아내기 때문이다. 시간이 문제겠지만...^^필자가 주로 머문 곳은 거제도의 남쪽과 동쪽이다. 실제로 이곳에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는데 때문인지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도의 분홍색 부분)또한 내가 차례로 다녀간 경로를 미리 살펴보면 고현(1박)->저구마을->도장포->외도->고현(2박)->저구마을->소매물도->여차.홍포->학동->도장포->장승포->고현 순이다.(지도의 보라색을 잘 기억해 두시길...)이것은 계획대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발길 닿는대로 움직인 것이며 고현의 경우는 Keti님을 만나거나 노숙?을 하기 위해 들른 곳이다.그렇다면 저구마을과 도장포는 왜 2번씩이나? 그것은 곧 이어질 이야기 속에 해답이 있다.^^

 
     
     
 

| 저구행 버스를 타다.일단 나는 소매물도를 계획했기 때문에 버스 시간표에 맞춰 일찍 일어났다. 거제도에서는 저구항에서 소매물도행 여객선을 탈 수 있다. 성수기때는 다른 곳에서도 코스로 소매물도 행도 다니지만 비수기때는 저구항 뿐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저구행 버스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미리 정보를 알아두는 게 좋다. 저구로 가는 첫 버스는 고현 터미널에서 아침 7시 45분 경에 있었다.

 
     
     
 

| 저구로 가는 좁은 길목에서... 버스는 고현에서 저구를 가로질러 갔다. 아침 일찍부터 거리로 나와 수산물을 잔뜩 풀고 도로 한복판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마을 중심지를 지나쳐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광경으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에서 고생하시는 모습들이 매우 위험해 보였다.

 
     
     
 

| 노출에 실패한 저구의 첫 파노라마30분 정도 후 저구마을에 도착했다. 막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도착하자마자 카메라를 꺼내들어 파노라마라는 것을 한번 찍어 보았다. 나름대로 잘 찍긴 했지만 하늘색이 제대로 표현이 안되어 실패했다.-_-) 뭐 그림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속으로 박박 우겨본다.앞으로 V570으로 촬영한 거제도의 풍경들이 계속 이어질테지만, 다소 단조로울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하지만 계속되는 새파란 하늘로 인해 가슴속 구석구석에 시원~~함을 듬뿍 선사해줄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한편으로는 이 한겨울에 너무 추울 수도 있는 풍경이겠지만...^^

 
     
     
 

|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는 저구...너무도 썰렁하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그래도 마을인데 사람한명 보이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는 슈퍼마켓이나 중국집도 문을 모두 닫은 상태였다. 결국 허기를 때울려면 다른곳으로 무조건 이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 한가로운 저구항...저구마을을 지나쳐 오면 금새 저구항에 이르게 된다. 둥둥 떠있는 배들과 푸른 하늘이 여유롭고 맑은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어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어댔다.난 이 사진에 '휴식' 이란 제목을 붙였다.

 
     

     
 

| 주제와 부주제를 찾다.언제부턴가 나의 사진엔 두 가지 피사체를 함께 담는 버릇이 생겼다. 일단 하나에 AF를 잡고 뒷배경에 다른 배경을 찾게되는데 어쩌면 이것은 오랫동안 혼자서 사진을 찍어왔기 때문에 생긴 버릇일지도 모른다. 한가지만 집중을 하게 되면 왠지 허전하고 외롭다고 할까? 분명 저 자전거에는 사람이 없지만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움직일 나이 지긋한 한 아저씨의 뒷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 헛탕을 치다.매표소에 있는 안내원에게 물었다."저기 소매물도행 얼마인가요?""잠깐만요 오늘 배가 뜨는지 연락을 해보구요"상황이 좋지 못하다. 소매물도행 배를 찾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다. 비수기 때는 원래 하루 2,3번 정도 왕복을 하지만, 사람이 너무 없으면 배가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물론 소매물도에 살고있는 주민들도 가끔 배를 타고 건너오기도 하지만 파랑 주의보가 떨어지거나 배를 수리해야 한다거나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움직일 수가 없다."죄송한데요 오늘 배가 뜨지 않는다네요""아니 왜요?""여객선을 정비하는 날인가 봐요 내일 움직일 수 있다고 하네요 내일 오시면 안되나요?"'았싸~~ 이런 스릴이 난 너무 좋아 -_-) OTL...'마음속으로는 달래보지만 결국 비수기란 놈이 가져다준 좌절모드 였다."저 그러면 내일 다시 올테니 꼭 소매물도에 데려다 주세요?"'^^ 예~ 그럼요 약속할께요'갑자기 머리속이 멍~~~ 해져서 주위를 잠깐 거닐기 시작했다.

 
 

 

 

 
     
 

| 안정을 취하다.원래 나란 놈은 거리를 걸으며 이것저것 담기를 좋아한다. 무조건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능사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담기 힘든 작은 풍경들이 내가 거니는 이곳저곳에 널려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저구항을 돌아 가는 명사 앞바다인데 초록 파랑의 에메랄드 물결이 제주도에서 본 바다 만큼이나 무척 깨끗하고 시원했다.

 
 

 

 

 
     
 

| 예상치 못한 풍경이런 재미 때문에 파노라마에 매혹되는가 보다. 물론 연결 부위가 부자연 스럽게 나오긴 했지만 180도의 위력이란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사진 이후로 파노라마를 수도없이 찍어대며 연습했다.

 
 

 

 

 
     
 

| 폐교를 만나다.저구항 근처에 있는 명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가는 길목에 폐교를 만났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깨진 유리조각이나 낡은 책상들이 널려있다. 꽤 큰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학생이 적어 다른 학교와 통합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전 지방에 있는 학교중 30%가 통폐합 된다는 뉴스도 본적이 있는데 교실 복도를 거닐다보니 약간은 안타까움도 들었다. 영화 '선생 김봉두' 가 갑자기 떠오르는건 왜인지...

 
 

 

 

 
     
 

| 추억의 교실.칠판에는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흔적이 적혀있었다. 나도 한마디 적으려 했으나 분필이 없었다는... 그렇다고 혈서를 작성할 수도 없고... 그래서 또 파노라마를 이용해 보았다. 오래전 필자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V570의 파노라마 능력은 실내에서 더 큰 능력을 발휘하는 듯. 이래서 인테리어 촬영용 디카로도 추천들을 하나보다.

 
 

 

 

 
     
 

| 명사 해수욕장이곳이 명사 해수욕장이다. 멀리 산 밑에 보이는 것이 저구항이다. 그리고 조금전에 지나쳐온 폐교도 오른쪽에 담았다. 그리고 빨래를 걷고 계시는 할머니도 왼쪽에 같이 넣어 보았다. 위쪽의 전선이 사진을 방해한 듯 보이지만 지금 보면 수평으로 평행한 4가닥 줄이 나름대로 삐뚤어진 해안의 수평 구도를 보완해 주는 것 같아 괜찮아 보인다. 지금은 무척이나 한가해 보이지만 여름에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이곳 짜장면 집도 문을 열겠지? ^^난 이 사진에 '명사의 오후' 란 제목을 붙였다.

 
 

 

 

 
     
 

| 명사를 지키는 커다란 나무돌아가는 길에 해수욕장에 커다란 나무가 떠억~~하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어 한 장 담아주었다. 여름철 저 나무 그늘 밑에누워 낮잠을 청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 외도로 향하다.일단 다른곳으로 이동을 해야한다. 계획된 변경지는 바로 '외도'였다. 계획한 대로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들이대보기로 작정. 이때가 오전 11시쯤이었다."저기... 외도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저구 여객선 매표소 안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더니 전화를 걸기 시작하더내 내게 대답했다.."아 약 15분 후에 버스가 한 대 지나가는데 그걸 타고 도장포에 내려달라고 하세요"정말 친절했다. 너무도 썰렁한 저구였지만 이렇게 인심좋으신 분들이 있어 다시찾게되나 보다. 난 도로로 나와 때맞춰 지나가는 버스를 두손두발 흔들어 잡아 타고 도장포로 향했다. 참으로 재밌는 기억이랄까?'내일 다시보자 저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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