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짜장면 매니아다.물론 자장면이 표준어란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음식은 짜장면으로 부르지 않으면 도저히 그 맛을 떠올릴 수가 없다.어느정도로 짜장면을 좋아하냐면, 면이나 짜장소스를 남기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단무지로 짜장면 그릇을 깨끗히 닦아먹는 괴이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쯤되면 거의 식탐의 경지라고 할 수도 있어서 어떤 어르신들은 내게 어느 절에 다니는지를 묻기도 한다.
글쎄... 언제였을까? 내가 짜장면을 처음 먹었던 때가.80년대 초, 집 근처에는 "북경"이라는 짜장면집이 있었다.뭐,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곳의 이미지는 아직도 내게 선명하게 남아있다.테이블은 딱 세개였다. 짜장면 그릇은 초록색 바탕에 하얀반점이 있는 싸구려 플라스틱이었고, 가운데 난로 위에는 양은주전자가 뽀글뽀글 소리를
내며 증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바닥엔 배추잎들이 두어개 떨어져 있는데 그 배추잎들을 따라 시선을 따라가면 노란색 바구니 한가득 배추와 무우가
쌓여있었다.아버지와 마주앉아 먹던 그 짜장면집.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세월이 지나 700원짜리 짜장면은 3~4000원까지 올라갔다.그리고 그 세월동안, 많은 인스턴트 음식들과 외식사업이 발전하면서, 특별한 날에만 먹던 짜장면은 그저 그런 서민요리가 되어버렸다.하지만 나에게 짜장면은 언제나 가장 훌륭한 요리이고 가장 맛있는 추억이다.
오늘, 나는 이 짜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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