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H-1400

2005-02-14 19:55 | 조회수 : 13,012 | 추천 : 1

 
 

 

 

2005년 현재 우리는 손쉽게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어떤 시대보다 음악은 대중적인 코드이며, 트랜드이며, 또한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문화현상이다.

 

그 중심에 있는 미디어가 MP3포맷이 아닐까?

 

MP3를 포함한 다양한 포맷의 보급과 MP3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원하는 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심지어 강의중에도 음악을 듣는 필자 같은 사람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그런 MP3 플레이어인 모비블루 DAH-1400 이다.

 

MP3 플레이어의 시장이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중견기업 현원의 노하우가 듬뿍 담겨있는 제품이다.

 

팝코넷ㅣ양태우(hcl819@popco.net)

 
 
 
 
 

패키지를 살펴보면 이것 저것 많은 구성품들이 들어있긴 하지만 전원 어댑터가 없어서인지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패키지에 포함된 프로그램 CD에는 가사마킹용 Lyrics Manager 소프트웨어와 USB 드라이버가 들어 있다.

 
 
     
 

흠집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꽤나 환영할만한 LCD 보호 필름 2장이 번들로 제공된다.

 

플레이어의 LCD 창에 딱 맞는 크기로 재단되어 있기 때문에 일일이 자르느라 고생할 필요 없이 그냥 떼어서 붙이기만 하면 된다.

 
 
     
 

번들 이어폰으로는 흔히 도끼 II로 불리는 Cresyn AXE 599 을 제공하고 있다.

 

무난한 음질을 가지고 있어 번들로 많이 제공되는 제품이며 DAH-1400과의 조화는 훌륭한 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전용 USB 단자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MP3 플레이어에서 많이 사용하는 mini-B 타입의 단자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 하나의 포트를 통해 USB와 라인 입력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 전용 USB 단자를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서 제품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USB포트를 통해 배터리의 충전이 이루어 지는 만큼 상황에 따라서 마이너스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외형 디자인에서 고급스럽거나 유니크 한 느낌을 찾긴 힘들다.

다르게 놓고 생각하면 평범한 플래시 메모리 타입 플레이어의 디자인 일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유기 EL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는 MPIO FG-100 의 경우 붐 박스 타입의 유니크 한 디자인으로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있는데 비해 DAH-1400은 자신만의 독특한 특징을 찾아보기 힘들다.

 

버튼의 배치에 있어서도 다소 미흡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오른손을 기준으로 엄지손가락 이 위치하게 되는 부분에 컨트롤 버튼 4개가 위치하고 있는데, 엄지보다는 검지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버튼을 배치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플레이어의 디자인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실망스러운 오류를 발견했다.

엄지 손가락으로 조그만 버튼들을 눌러야 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제품을 한 손으로 쥐었을 때 조작할 손이 위치하는 부분에 이어폰 단자가 자리잡고 있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피벗기능을 이용하여 왼손으로 전환하여 조작하더라도 이어폰 단자는 여전히 걸리적 거리게 된다. 패키지에 포함되어있는 휴대용 케이스 역시 이런 조작상 오류를 가지고 있다. 수지재질의 버튼 테두리부분 때문에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으며, 다소 밋밋해지기 쉬운 케이스의 외형을 푸른색 라인을 통해 포인트를 주고 있지만 너무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오히려 약간 조잡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 이 밖에도 USB 단자 사용시 커버 부분이 심하게 휘어져서 제품에 흠을 남기게 된다.

 
 
     
 

앞서 살펴본 제품의 구성과 디자인처럼 DAH-1400이 가진 기능도 특정 사용자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평범한 디자인들과 기능으로 가장 넓은 사용자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왼손잡이를 고려한 유니버셜한 디자인적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구매층을 좀더 확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부터 살펴볼 DAH-1400의 기능들이 이런 다양한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튼튼한 기본기를 보여주고 있는지 지켜보자.

 
 
 
 

DAH-1400은 유기 LED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유기 LED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기존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이며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백라이트 같은 별도의 광원을 사용해야 하는 액정 디스플레이와는 다르게 소자 자체가 발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높은 가독성과 깔끔한 화면을 보여주며, 크기와 소비전력도 줄일 수 있다.

 
 
 


DAH-1400는 왼손잡이 유저도 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180도 회전시킬 수 있는 피벗기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오른손잡이 사용자에 맞추어 인터페이스가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에, 왼손잡이 사용자들이 이러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 하곤 한다.

실제로 왼손잡이는 전체 인구의 약 10%로 적지 않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피벗기능으로 왼손사용자에게도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구매층을 더 넓이는 전략으로 이해되며 이는 유니버셜 디자인적 요소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구매하는 사용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물론 앞서 지적한 디자인의 오류로 인한 불편한 조작감을 개선했을 때 피벗 기능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현 상황으로서는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를 좀더 편리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온 현원답게 DAH-1400의 음질은 꽤 수준급이다. 15mW의 든든한 출력과 90dB의 신호대 잡음비는 앞서 비교했던 FG-100과 비교해볼때 출력 면에서 약간 부족할 뿐 모자라는 성능은 아니다. 화이트 노이즈도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정말 깨끗한 출력을 보여주었다. 번들 이어폰인 Cresyn AXE 599 일명 도끼II와의 매칭도 훌륭한 편이다. 저음이 너무 강조되어 다소 웅웅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EQedit로 저음부를 조절해주면 다른 고급 이어폰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제법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반면 도끼II와 함께 번들이어폰으로 많이 사용되는 MX-400을 사용해보니, 음의 해상감이 현저히 저하되어 뭉뚝한 소리를 들려줬다. MX-400과의 궁합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된다. SRS WOW 음장효과도 지원하고 있는데, 확실히 약간 부족한 이어폰의 음장감은 보충해주지만 노이즈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현원의 DAH-1400도 LDB 즉 가사 표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전용 Lyrics Manager 소프트를 이용해 현원의 인터넷 가사 DB를 이용한 자동 입력기능이나 직접 작성을 통해 MP3 파일에 마킹하게 되며, 플레이어의 디스플레이에는 한번에 3줄씩 표시된다.

 
 
     
 

DAH-1400은 다양한 소스의 음원을 녹음할 수 있는 레코딩 기능이 탑재되어있다. Line in 을 통한 실시간 인코딩, FM라디오 녹음, 마이크를 이용한 음성 녹음등 기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모든 음원은 녹음이 가능한 셈이다. 녹음되는 파일의 비트레이트는 32~128Kbps 사이에서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그 중 특징적인 부분은 Voice Operated Recoding 통칭 VOR 기능이다. 마이크로폰을 통해 음성을 녹음할 때 적용되는 VOR 기능은 소리가 있을 때만 녹음이 진행되어 불필요한 적막(?)이 중간중간 녹음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주변의 소음 상황에 따라 몇 가지 프리셋을 제공하므로 상황에 맞추어 적절히 선택하여 사용하면 된다. 인터뷰나 강의의 녹음에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DAH-1400은 윈도우에서 외장형 드라이브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파일을 관리할 수 있으며, 파일 매니저 소프트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MP3 플레이어들이 USB 2.0을 지원을 통해 MP3 1곡당 2~3초 정도의 아주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데 비해, DAH-1400은 USB1.1 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파일을 전송하는데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는 게 상당히 아쉽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 USB 기기들과는 호환이 불가능한 전용 USB 단자 규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시에 전용 USB 케이블을 꼭 챙겨야 하는 것은 꽤나 불편한 일이다.

배터리는 내장형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며, 전용 USB 케이블이나 별매로 판매되는 전용 어댑터를 통해 충전이 이루어 진다.

배터리 자체의 용량이 작은 편이어서 스펙상으로 12시간, 실제 사용시에는 7~8시간 정도의 짧은 연속재생 시간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시간 휴대시에는 이런 저런 제약이 많이 따르게 되는데, 이는 초소형 MP3 플레이어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밖에 FM라디오 수신과 북마크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FM 라디오의 경우 번들 이어폰의 연결선을 안테나로 이용하고 있으며, 주파수의 자동 감지나 방송의 수신감도는 양호한 편이다. 북마크는 파일 재생 중에 원하는 위치를 저장해두는 기능인데 강의를 녹음해둔 파일이나 어학파일처럼 재생시간이 긴 파일을 특정부분부터 다시 들을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있어서 보통의 MP3 플레이어는 과거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를 대체하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당연한 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일 뿐이다.

이런 보편성이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을 형성했으며, 그런 보편성을 노린 제품이 DAH-1400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MP3 플레이어 시장이며 그 경쟁은 2005년에 들어서며 더욱 심해지고 있다.

MP3 플레이어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 강력한 구매자로 떠오른 신 앵티미스트(intimiste)는 기기자체의 단순한 성능만을 요구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제품이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길 원하며 그것이 트랜드에 반영된다. 그러나 이번 리뷰를 진행하면서 아직 현원은 그런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아쉬운 보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필자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일까? DAH-1400은 아이덴티티가 부족한 평범한 제품이었고, 아직은 조금 부족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인상적인 음질을 들려주는 것은 MP3 플레이어에서 잔뼈가 굵은 현원의 뛰어난 제작 기술을 반영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초기 현원의 카세트테이프 타입 MP3 플레이어 같은 독특한 아이덴티티와 현원의 우수한 기술력을 살린 차기 제품을 상상해 보면서 이번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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