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UDIO G3

2004-11-19 09:45 | 조회수 : 21,220 | 추천 : 1


포터블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이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
플래쉬 메모리 타입의 플레이어는 기본이고, 하드디스크 타입의 플레이어에 심지어는 동영상도 재생가능한 기기들이 PMP라는 이름으로 이미 출시되었거나 출시 준비중에 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다양한 기기들 중에서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평범한 MP3 플레이어를 구입하자니, 조금만 비용을 투자하면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기들을 구입할 수 있고, 거기에 또 조금의 비용을 투자하면, 더 좋은 사양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다간 끝이 없다. 결국엔 자신의 금전적 사정에서는 엄두도 못낼 제품을 쳐다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할 뿐이다.

Review by 김영철 (nigafeel@popco.net)
 
요즘들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중에 하나가 바로 MP3 플레이어를 대신할 만한 제품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하긴 요즘에 제품이 출시되는 경향을 보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단번에 드러난다.

디지털 컨버젼스라는 명목하에 핸드폰과 오디오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전자수첩, 동영상 플레이어등의 잡다한 기기들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대기업을 선두로 일어나고 있다. 일전에 출시된 삼성의 핸드폰 S2300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핸드폰에 300만 화소의 CCD와 3배의 광학줌을 지원하는 디지털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고, MP3 파일을 저장, 감상할 수 있는 기능 삽입했다. 대체 이것이 핸드폰인지 디지털 카메라인지 MP3 플레이어인지 구분이 안간다.

직접 사용을 해본 결과 음질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의 성능에 큰 문제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굳이 전문기기들을 따로 따로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가격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 MP3 플레이어를 따로따로 구매하는 경우에 비해서는 오히려 저렴했으면 저렴했지 비싼 가격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컨버젼스 기기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아무리 컨버젼스 제품이 뛰어나다고 해도 아직은 전문화된 기기들의 성능에 많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S2300의 경우도 왠만한 디카 뺨친다고 했지만, 느린 구동시간과 스트로보 동조의 문제, 화질의 조악함등등의 복합적 문제 때문에 디카족들에게 외면 받고 있고 부족한 내장 메모리와 확장성의 결여, 느린 전송 속도, 인코딩의 번거로움 때문에 MP3 사용자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아직은 전문화된 기기들을 선호하는 시대인 것이다. 간편하자고 기능성면에서 부족한 제품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조금 번거롭긴 해도 각 분야의 전문기기들을 가지고 다니겠다는 사용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전문화된 기기들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
컨버젼스 기기의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일까?
이 문제는 PDA 폰과 PDA, 핸드폰 사이에서 예전에 이미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다.
여러 가지 약점이 있겠지만, 컨버젼스 기기의 눈에 띄게 드러난 약점은
바로 배터리에 있었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모듈을 한 몸에 담고 있으니, 배터리의 소모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핸드폰에 디카와 MP3를 담고 있어도 채 반나절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헛일이다. 게다가 복합기기의 특성상 한 가지 기능을 오래 사용해 배터리가
방전되면 나머지 기능들도 이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때문에 컨버젼스 기기를 만드는 업체에서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했고, 전문기기 제조업체에서는 더욱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금 소개하는 거원의 새로운 MP3 플레이어 G3는 알카라인 건전지 기준으로 AA 사이즈 건전지 1개 사용시 연속 작동 50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한다.
실제 제품을 사용해 봤을 때 하루 4시간 이상 작동, 1주일의 테스트 기간 중에 건전지를 교체한 적은 없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다른 점은 다 배제하더라도 초저전력 회로를 이용, 작동시간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 것만으로도 MP3 플레이어를 이용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컨버젼스 기기들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 아닐까?
MP3 플레이어 제품의 리뷰를 한다.
흔히 하는 말이 몇 메가 제품이며, 평균 몇 곡의 노래가 들어가고, 액정에 제목이 나오고, 한글이 지원되며, 녹음 기능이 어떻고 주저리 주저리... 참 말도 많다.
솔직히 말해보자 위에서 말한 내용들이 궁금한가? 다 알만한 내용들 아닌가? 제품의 스펙에 대해 내가 할말은 딱 한가지다.

G3는 녹음 기능과 라디오 내장형의 국산 MP3 플레이어다. 중요한 것은 MP3 플레이어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아니라 G3가 기존 제품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이다.
일단 스펙상 나타나는 내용에는 그리 큰 차이는 없다. OGG 지원이야 이미 작년서부터 기존 제품들도 개선하고 있는 부분이고 5 방향 스틱형 조그도 이제는 어느정도 표준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다이렉트 MP3 인코딩 기능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이용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하는 사람을 눈씻고 찾아보아야 하고, USB 2.0 지원은 1.1 지원기기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겉보기에 엄청나게 작은 크기외에는 기존 제품들과 확연하게 다른 부분은 없다.
그러나 다른것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MP3 플레이어 디바이스 자체가 표준화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MP3 플레이어는 TV나 CD플레이어처럼 규격화되어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숙제만 남은 것이다.



아이리버보다 거원의 제품들이 음질이 좋다는 사실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이번 G3의 음질은 어떨까?
번들로 제공된 이어폰은 크레신의 도끼2이다. G3의 이미지에 맞게 하얀색의 이어폰을 제공한다. 도끼2가 워낙에 무난한 이어폰이기 때문에 이어폰에 따른 음질의 문제는 고려하지 않았다. 썩어도 준치라고 G3 역시 거원의 제품이었다. 아이리버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맑고 깨끗한 음을 들려주었다. 게다가 강한 중저음과 깨끗한 고음..

음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필자의 귀에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다양한 음장을 지원하고 음장 조절 단계가 타 제품에 비해 여러 단계로 되어 있어 입맛에 맞게 설정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볼륨은 총 40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기존 제품들이 20~30단계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굉장히 세밀하게 나뉘어져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라디오 기능도 제품의 작은 크기에 비해 만족할만하였다.
지하철이나 이동중에도 수신율은 무척 좋았고, 라디오 품질은 합격점이다.
보이스 레코딩도 간단하게 시험해봤는데 노이즈가 적은 편이고, 일반 보이스 레코더와 비교했을때 크게 미흡한 부분은 없었다.

상자를 개봉하면 주황과 분홍색으로 알록달록
예쁘게 프린팅된 CD가 한 장 나온다.
거원의 제트 오디오 CD이다.

PC용 쥬크박스로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제트오디오가 번들로 제공된다.
정품이니만큼 내부에는 제품 등록을 위한
일련 번호가 스티커로 제작되어 들어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내부에 두장의 액정 보호지가 들어 있다는 점이다.
기기를 깨끗하게 사용하는 유저들은 그 동안 액정 보호를 위해 피스 테입등을 구입해서 액정에 붙이곤 했다.
하지만 손으로 직접 자른 것이니 만큼, 깨끗하지 못했다. 게다가 가로 세로 10cm도 안되는 액정을 위해 롤 단위로 파는 피스테입을 구입한다는 것은 금전적인 부담이 컸었다. 작은 배려지만, 이런 배려가 바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악세서리는 넥 스트랩 하나와 투명 케이스 1개가 제공된다. iAUDIO라고 써져 있는 부분 말고는 기존의 제품들이 제공하던 악세서리와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은색의 홀더로 연결된 넥 스트랩도 그렇고 비닐 재질의 투명 케이스도 그렇고...
솔직히 악세사리 구성은 이제 좀 식상한 느낌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MP3 플레이어들의 악세사리들이 거의 다 비슷하다.
이것 역시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은것으로 보인다.
벨트 클립이나 충전지 하나정도는 추가해주면 어떨까?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눈에 거슬리는 문제가 하나 있다.
LCD의 반응이 너무 늦다는 점이다. 한 두곡을 스킵하는 경우는 상관이 없지만, 다섯곡 이상을 스킵하는 경우 실제 스킵되는 속도보다 LCD의 표시가 늦다. 때문에 원하는 곡으로의 점프가 쉽지 않다. 두어번은 해야 겨우 원하는 곡에 맞출 정도니... 이 부분은 추후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신제품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제품이다.
디자인이나 제품의 구성 요소, 기능에 있어서도 타사의 제품이나 거원의 이전 제품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만큼 MP3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표준화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며 이제는 스펙경쟁보다는 기기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생전 처음 MP3 플레이어를 고르는 사용자에게는 메리트가 있지만,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용자들에게는 약간의 식상함을 안겨주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기존 사용자들은 좀 더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플레이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0시간 연속재생이라는 점은 확실히 엄청난 구입 메리트가 있다.
배터리 비용 감당하기 어려웠던 타사의 제품들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늘어난 재생시간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과장하자면 G3를 사용한다면 배터리는 잊고 살아도 좋다.
MP3 플레이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음질과 작동시간 아닐까?

우선 가장 큰 대어 두마리를 낚은 G3..
사람들이 새로움을 선호할 것인가, 아니면 표준화되어 있는 제품들속에서 더 완성도 있는 제품을 선호할 것인가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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