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보다 작다 SONY 미니 플레이스테이션 2

2004-12-13 17:05 | 조회수 : 30,805 | 추천 : 1








PSP와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3의 발매에 앞서, 소니의 숙제는 닌텐도가 움직이기 전에 소니 진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PSP까지 이어 나가는 일이었다. 소니의 계획을 사용자들은 알 길이 없었지만, 전 모델인 플레이스테이션에서 보여준 전례를 보았을 때,
PS ONE(이하 미니 플스)의 경우처럼 획기적인 사이즈의 마이너 그레이드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했었고, 예측은 맞아 떨어져서 11월에 새로운 PS2, SCPH-70005(국내 정식 수입 모델)이 발매되었다.

기존의 모델 대비 1/4이라는 획기적으로 작아진 사이즈와 절반밖에 안되는 무게를 자랑하는 PS TWO(이하 미니 플스2)는 기존에 있었던, PS ONE 때와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Review by 김영철 (nigafeel@popco.net)



미니 플스는 여러 가지의 기능을 제거해서 크기를 축소한 전형적인 마이너 모델이라면, 미니 플스2는 기능의 축소가 없는, 아니 네트워크
어댑터가 내장된 SCPH-50005N을 제외한 모델에 비하면 오히려 강력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이상한 마이너 모델이다.

미니 플스2의 발매에 사용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두가지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한가지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이었고, 다른 반응은 왜 처음부터 작게 만들지 않았느냐는 질책성 반응이었다.
전자의 경우는 1/4이라는 상상도 못할 부피의 축소가 가져온 당연한 반응이고, 후자는 소니의 장삿속을 탓하는 소리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소니가 일부러 크게 만들었겠냐, 초기 PS2가 등장할 때에 비해 현재 많은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소형화가 가능해진 것이 아니냐며 소니를 두둔하지만, 지금까지의 선례로 소니를 보는 눈이 좋지 않은 사용자들은 과연 그럴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획기적으로 부피를 줄일 수 있었을까?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지만, 솔직히 뜯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다.
기능은 그대로에 크기와 부피가 줄어든 제품을 달리 리뷰할 꺼리가 뭐가 있겠는가? 왜 작아졌는지 그 이유를 규명하는 것 밖에는...







미니 플스2의 경우 DVD 케이스를 두 개 겹친 것과 그 두께가 비슷하고 높이는 4cm 정도 미니 플스2가 크다.
DVD 케이스와 비교될 정도니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는 이 글을 읽고 읽는 사람들도 감이 올 것이다.
오리지널 PS2와 비교를 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1/4에 불과한 크기 숫자로 본 1/4과 직접 체감한 1/4은 전혀 다르다.
실제 제품을 놓고 보니 과연 이게 PS2가 맞는지 싶을 정도다. 무게는 기존 모델의 1/2에 불과한 900g으로 크기와 무게 모두 가방에 넣고
다녀도 부담 없을 정도이다.







부피를 제외한 부분에서 크게 차이나는 부분은 없다.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전원부가 분리되어 어답터로 바뀌었다는 점과 CD 삽입부가 트레이 방식에서 뚜껑을 위로 열고 CD를 끼우는 크렘쉘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정도, 그리고 리모콘 수신부가 내장되어 있다는 정도이다. 그리고 i 단자 가 없어진 것도 눈에 띈다.
그 외에는 크게 변한 부분은 없다. 두 개의 콘트롤러 포트와 두 개의 메모리 스틱 슬롯, 두 개의 USB 포트, 디지털 아웃 단자, AV 아웃 단자가 내장되어 있는 점은 동일하다.






외관상으로 차이가 있는 부분을 다 짚어봤으니, 이제 큰 마음을 먹고 분해를 해보자.
분해를 할 때는 봉인 씰을 떼어야 하는데 봉인 씰을 떼거나 떼려고 한 흔적이 있는 경우는 보증을 받을 수 없으니, 괜한 마음에 장난삼아
제품을 분해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살짝 떼었다 붙이면 되지 않나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소니의 봉인 씰은 겉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지만 내부에 접착제를 이용한 특수처리가 되어 있어, 씰을 뗄 경우 일판의 경우는 開封이라는 한자나 VOID라는 글씨가, 국내 정식 발매품과 북미판의 경우는 VOID라는 글씨가 씰에 나타난다. 일판이나 북미판이야 국내에서 어차피 무상 A/S가 안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국내 정식 발매 제품의 경우는 무상 A/S를 못 받게 되니 유념하도록 하자.





미니 플스2의 분해만으로는 전체적인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우므로, 국내 정식 발매 PS2인 SCPH-30005R과 같이 분해를 했다.
우선 봉인 씰을 떼어내고 아래 부분의 스페이서를 열면 나사가 보인다. 나사를 제거하면, 윗 커버가 열린다. 이 점은 두 제품이 동일하다.

윗 커버를 열면서 주의할 점은 전원 버튼에서 보드로 이어지는 필름 케이블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열었다가는 필름 케이블이 끊어지게 되므로 유의하자. 윗 커버를 열면 내부가 드러난다.





위에서 언급이 되었지만, 뚜껑을 위로 열고 CD를 끼우는 방식을 크렘쉘이라고 한다.
크렘쉘은 조개 껍데기라는 뜻으로 위로 뚜껑이 열리는 모습이 조개의 그것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크렘쉘 방식은 일반적으로 포터블 음향기기에서 많이 쓰인다. 그 이유는 내부 구조가 간단해서 부피가 작기 때문이다.
크렘쉘 방식보다 트레이 방식이 부품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그 부피가 더 크다는 것은 가전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두 제품의 CD 모듈을 비교해보면 단박에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CD 방식의 변경이 전체적인 크기를 줄이는데 한 몫 단단히 한 듯 하다.
트레이 방식과 크렘쉘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크렘쉘 방식의 경우 렌즈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렌즈의 수명이 짧거나 손상의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고, 트레이 방식의 경우는 아무래도 사용된 부품의 수가 많고 기계적 구조가 도어 오픈 방식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잔고장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크렘쉘로 변경된 후에 있을 렌즈 수명에 대해서 염려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PS와 PS ONE을 통해 사용해 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CD 모듈을 들어내면 히트 싱크와 쿨링팬으로 싸여져 있는 보디가 드러난다.
두 제품을 자세히 보면 히트싱크의 수와 쿨링팬의 크기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니 플스2의 경우는 히트 싱크가 하나로 기존의 제품보다 한 개가 적다. 히트 싱크가 적어진 이유는 전원부를 외부로 분리했기 때문에 상대
적으로 발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히트 싱크의 수만 준 것이 아니라, 쿨링팬의 크기도 작아졌다.


쿨링팬의 경우 크기는 작아졌지만, 히트 싱크 일체형의 팬을 채택함으로써 냉각효율을 높였다. 그 위치도 기존의 제품처럼 통풍구 앞이 아닌 칩셋의 바로 위라는 점이 냉각효율을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할 듯 하다. 부피가 상당히 작아졌기에 내부 공간의 부족으로 발열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전원부를 어답터로 대체한 것이 부피를 줄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데, 과연 얼마나 그 부피가 줄은 것일까?
PS2에서 전원부를 분리해서, 미니 플스2용 8.5V 어답터와 그 크기를 비교해봤다. 무게는 비슷했지만 전체적인 크기는 1/2 수준이었다.
8.5V SMPS 어답터는 오밀조밀 잘 끼워맞춘 느낌이라면, PS2의 전원부는 듬성등성한 것이, 사이사이에 공간이 상당히 많았다.
이 공간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부피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제품의 전원버튼을 비교해보면 두 제품의 크기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트레이 방식이어서 PS2는 오픈 버튼이 같이 있고, 미니 플스2의 경우 크렘쉘 방식이라서 오픈 버튼 기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부피의
차이가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간결해진 미니 플스2의 전원 버튼 기판을 보면 버튼 하나 하나에도 작게 만들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미니 플스2에 보면 익스펜션 베이가 없다. 익스펜션 베이는 PS2 전용 HDD를 장착하기 위한 공간이다.
전용 HDD의 발매가 일본에서 이미 이루어졌지만, 자국내에서만 약간 유통되다 그쳤을 뿐 해외 시장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든 제품이다.
실제 국내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다. 때문에 익스펜션 베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국내 사용자들이 크게 불편해할 부분은 없다고 본다. 미니 플스2에서는 익스펜션 베이를 없애서 축소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전원부의 바로 옆에 있는 익스펜션 베이, 전원부와 익스펜션 베이를 합치면, 본체의 약 반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는 셈이니, 익스펜션 베이를 없앤 것과 전원부를 어답터로 외부로 뺐다는 점만으로도 부피가 확 줄어든 이유를 알 수 있다.





SCPH-50005N부터 본체에 내장되기 시작한 네트워크 어답터. 미니 플스2도 예외는 아니다.
가급적 불필요하거나 활용도가 적은 기능은 제외시켜서 부피를 줄이는 것이 마이너 모델의 특징이다.
마이너 모델이라면, 네트워크 어답터 정도야 없앨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남겨 놓았을까? 그 이유는 제품 판매량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살만한 사람은 다 샀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양이 보급된 PS2, PS2의 마이너 모델은 발표하면서 PS2의 마지막 모델인 SCPH-50005N에 기본 내장되어 있는 네트워크 어답터를 없앤다면, 아마 SCPH-50005N을 사용자들은 기기변경을 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네트워크 게이머들은 물론이고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들도 기변을 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SCPH-50005N이 네트워크 어답터를 내장한 유일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PS2를 분해하면 느끼는 것은 각 부분이 모듈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A/S를 받을 경우 해당 모듈을 간단히 교체하는 것만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미니 플스2를 분해하면서 느낀 점은 PS2와는 다르게 각 모듈들이 대부분 보드와 일체화되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분해를 하려 했지만, 렌즈 모듈을 떼어내니 별로 떼어낼 부분이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콘트롤러 포트와 냉각팬이다. 그 중 컨트롤러 팬을 보면 PS2는 필름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 미니 플스2는 납땜되어 고정되어 있다. 뭐 사용자야 큰 상관이 없을지 모르지만, 고장이 날 경우 수리에 상당히 까다롭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각 부품이 일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소한 부품 고장 시도 보드를 교체해야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마도 A/S 비용은 기존의 PS2에 비해 많이 발생할 것이다.






소니의 발표에 따르면, 이모션 엔진과 그래픽 신디사이저의 통합 칩셋인 EE+GS 칩셋으로 칩셋이 교체된 것이 미니 플스2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전반적인 성능은 차이가 없고 부품수가 줄어들고 회로가 간소화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 방열판을 분해하려 했지만, 일부분이 완전 고정되어있어 분해 후 원상 복귀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과감히 패스하기로 했다.

일본의 전자 제품 관련 웹진인 임프레스의 사진 자료를 첨부했다. 필자의 소심함에 더 이상 분해를 진행하지 못한 부분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몇몇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보았지만, 로딩 시간이나 CD 인식 정도, 부팅 시간등에서 몸에 바로 와닿는 차이는 없었다. 물론 전문 테스트 기기를 놓고 테스트를 진행한다면 차이점이 발견되겠지만,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닌 듯 하다.






미니 플스2에서는 PS2의 세로 스탠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별도로 판매되는 세로 스탠드를 구입해야 하는데, 세로 스탠드가 형태가 참 재미있게 생겼다. 피라미드 형인 기존의 스탠드와는 달리 원형이라는 점이 신선하다. 그리고 끼우는 형태가 아닌 볼트로 고정하는 형태라는 점도 눈에 띈다. 본체가 원체 가볍기 때문에 스탠드 자체 무게가 상당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볼트는 PS ONE의 외부 액정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스크류 드라이버가 없이도 동전을 이용해서 조일 수 있게 되어 있어 상당히 편리하다.






분해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외부 케이싱을 분해하는 방법은 PS2와 동일했고, 일체화로 인해 분해해야할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번 내부를 들여다 보고나니 왜 작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다.
마이너 모델이기 때문에 성능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분도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이너 모델답지 않은 막강한 성능과 컴팩트한 사이즈로 다시 태어난 PS2... 초기 발매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기능이 같은데 누가 구입을
할까, 가정용인데 부피가 그리 중요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접해보니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용도나 기능을 떠나서 엄청나게 작아진 크기와 디테일만으로도 구매욕에 불을 지르는 제품이다.

나중에는 대체 왜 PS2를 먼저 구입했을까하는 후회마저 밀려들었다. 국내 판매가격이 현지 발매가격에 비해 다소(?) 높은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 구매자들의 발목을 잡겠지만, 정식 발매로 인해 확실한 A/S와 책장에 끼워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컴팩트한 사이즈 그리고 디테일한 외관에 구매자들이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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