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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이 HP에 인수합병된지도 벌써 수 년이 지났다. 당시 같은 계열의 제품이 한 회사 내에 양립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컴팩의 모델 중에 대다수가 HP의 모델로 흡수되었다. 컴팩이라는 회사는 주식 맞교환을 통해 이미 HP에 흡수되어 사라져 버렸지만, 아직도 우리는 주변에서 컴팩이라는 이름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바로 HP에서 아직도 출시 중인 컴팩의 노트북 및 데스크탑 브랜드 프리자리오 시리즈 때문이다.
컴팩의 아이팩 시리즈는 HP아이팩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컴팩 프리자리오 시리즈는 아직도 컴팩의 이름을 달고 출시되고 있다. 노트북과 데스크탑에서 컴팩 프리자리오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HP가 기업중심의 브랜드였다면, 컴팩은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로 비즈니스형 모델로 그 입지를 확실히 굳힌 제품이다.
이번에 발매된 프리자리오 시리즈의 새 얼굴 V2000시리즈는 기존의 컴팩의 프리자리오 시리즈에 비하면 정말 파격적인 제품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팩의 노트북이라고 하면,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하는 투박한 디자인의 묵직한 제품을 연상한다. 소니의 제품이 상징하는 날렵하고 작고 가벼운 디자인의 제품을 연상하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하지만 V2000은 다르다. 기존 제품들의 튼튼한 디자인을 지향하면서 디테일한 멋을 갖췄다.
노트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성능이다. 하지만 성능에 못지않게 사용자의 구매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외관이다. 우선 성능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기 전에 외관을 가볍게 살펴보며 V2000의 특징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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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000은 프리자리오 라인업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14인치 와이드형 WXGA급 LCD를 채택한 노트북이다. 일반형 LCD에 비해 가로로 25%가 길기 때문에, 좁은 화면의 노트북에 비해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다. 워드 프로세서등의 가로로 많은 양의 텍스트를 처리하는 작업에 적합한 것은 물론이고, 전체화면의 4/5에 해당되는 부분에 일반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남는 1/5영역에는 작은 창으로 구동되는 메신저등의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해서 사용하는 등의 활용으로 멀티태스킹 유저들이 자주 겪는 작업창을 계속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을 덜어준다.
하지만 WXGA급의 14인치 와이드형 LCD의 진가는 바로 영화등의 동영상을 재생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TV와 다르게 4:3이 아닌 16:9등의 와이드 화면으로 제작된다. 때문에 4:3에 비해 가로로 긴 형태이다. 일반 4:3비율의 모니터로 16:9비율의 영화를 감상할 경우, 가로 폭에 맞추다 보니 거의 1/3에 육박하는 화면을 낭비하는 셈이다. 와이드형 LCD의 경우는 4:3형보다 가로가 길기 때문에 영화를 감상할 경우 보다 큰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측 결과 V2000의 LCD는 가로 30.7, 세로 18.5로 화면의 크기는 567.95㎠로 14.1인치의 일반형 LCD에 619.92㎠에 비해 50㎠ 정도 작지만 가로로 1280해상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가로 1024해상도를 보여주는 14.1인치 일반형 LCD보다 화면이 넓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16:9의 와이드형 동영상을 재생해보면, 14인치 와이드 LCD의 경우 530㎠의 동영상 화면을 제공하는 반면에 14.1인치 일반형 LCD는 463㎠의 화면을 제공, 14인치 와이드형 LCD가 오히려 67㎠정도 큰 화면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DVD드라이브를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고 전면에 장착된 JBL스피커가 노트북 답지 않은 풍부한 음을 제공하기 때문에 영화 감상이 주목적인 사용자들에게 V2000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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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의 기존 모델들이 상당한 가격대 성능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가 디자인 때문이라는 것을 간파한 것일까? 이번에 발매된 프리자리오 V2000은 기존의 프리자리오의 선입견을 단박에 날려버릴 디테일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많은 부분이 보수적이던 기존의 라인업의 특징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기존 컴팩의 노트북 사용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검은색의 상판은 V2000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눌리기 쉬운 알루미늄 재질이나 상처나 나기 쉬운 코팅된 유광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을 피해 무광 폴리카보네이트를 선택, 상처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재질뿐만이 아니다. 검은색의 상판은 본체의 은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기존의 제품에서 보여주지 못한 디테일한 멋을 잘 살렸다. 각 모서리까지 라운드 처리가 되어있고 LED를 이용한 토글 키의 배치도 적절해서 어두운 곳에 보면 흡사 애플의 제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멋드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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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업무용으로 노트북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우선시 하는 것이 바로 키패드의 사이즈와 키 피치이다. 14인치 와이드형 LCD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크기가 커져서 휴대하기에는 불편하지만, 덕분에 키패드의 사이즈와 키 피치는 오히려 개선되었다. 일반 데스크탑용 키보드와 동일한 풀 사이즈 키패드는 타이핑이 잦은 유저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게다가 키 피치도 데스크탑의 그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손가락이 굵어 오타가 잦은 유저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노트북이라서 일반 데스크탑에 비해 타이핑 속도가 느리다는 말은 이제 V2000앞에서는 핑계에 불과하다. 노트북의 특성 상 키배치가 표준형 키보드와는 차이가 있어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익숙해지면 데스크탑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는 타이핑 속도를 자랑할 수 있다. 키의 반발력도 타이핑에 적합한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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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의 양쪽에는 사용에 편리한 핫키들이 배치되어 있다. 좌측에는 무선랜을 토글하는 버튼이 배치되어 있고, 우측에는 사운드 관련 볼륨 조절 버튼 - 볼륨 업, 볼륨 다운, 음소거 - 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터치패드 윗편에는 터치패드 기능을 껐다 켤 수 있는 터치패드 토글 버튼이 있다. 터치패드 토글 버튼은 타이핑 시 터치패드를 오작동시키는 경우를 방지하는데 사용된다. 마우스등의 별도 입력 장치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위에서 언급한 토글 스위치와 전원버튼, CAPSLOCK, NUMLOCK버튼은 뒷면에 LED가 내장되어 있어 기능의 ON/OFF여부를 LED의 점멸로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현재 볼륨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점이다. 최소한 디스플레이부와 연동해서 볼륨 게이지라도 보여준다면, 볼륨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부분은 드라이버등을 통해 쉽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개선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볼륨 다운 버튼은 오목하게, 볼륨 업 버튼은 볼록하게 만들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점(볼륨 관련 버튼만 LED가 없고, 세 가지 종류의 버튼이 나란히 있어 헷갈리기 쉽기 때문에 촉감만으로 구분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은 높게 사지만, 볼록하게 표현된 볼륨 업 버튼에 있는 인쇄가 쉽게 지워지는 것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독립된 핫키외에도 펑션키와 같이 작동하는 핫키들도 다양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일반 데스크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도움말이나 인쇄등의 기능이나 노트북에서 쉽게 보는 밝기 조절등의 기능은 물론이고, 익스플로러를 구동하거나 윈도우즈 로그아웃, 대기 모드 전환, ODD드라이브 재생/정지/일시정지/빨리감기/되감기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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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및 PDA같은 외부 메모리를 이용하는 기기 사용자들은 노트북을 선택하는데 있어,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미디어의 지원여부가 큰 작용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모리 스틱을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는 삼성과 소니의 노트북을, SD메모리를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는 도시바나 후지쯔 계열의 노트북을 이용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출시되는 노트북에는 4in1이나 6in1등의 멀티 리더기가 탑재되는 일이 많아, 사용자들을 머리 아픈 고민에서 해방시켜 준다. V2000도 대세를 충실히 따랐다. 한 슬롯에서 6가지의 메모리를 지원하는 멀티 리더기가 기본 탑재되어 있어 시큐리티 디지털(SD) 카드, 메모리스틱 / 메모리스틱 프로(MS / MSPRO), 스마트 미디어(SM) 카드, XD픽쳐 카드, 멀티미디어 카드(MMC)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지원한다. 메모리 스틱 듀오나 미니 SD같은 소형 미디어들은 별도의 어답터를 장착하면 이용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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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처음 받아서 상판을 여는 순간, ‘역시 프리자리오...’ 라는 감탄이 나왔다. 디스플레이 부에 있는 걸고리 부분과 본체부에 위치한 걸쇠 부분이 금속재질로 되어 있었다. 노트북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얼마나 쉽게 파손되는지 잘 알 것이다. 닫혀 있는 상태에서 조금만 충격을 받으면 깨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노트북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두 번은 깨어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스프링 방식으로 열고 닫히는 노트북들도 요즘 자주 나오는 추세이지만, 스프링 방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열리는 단점이 있었다.
또 디스플레이부의 개폐를 감지하는 버튼도 쉽게 깨지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부드러운 고무재질의 캡으로 대체, 충격에도 쉽게 망가지지 않게 디자인되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제품 디자인에 있어 곳곳에 신경을 쓴 흔적이 많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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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외부포트의 지원 역시 V2000의 특징이다. 인터넷 및 랜을 이용하는 데 이용되는 RJ-45포트는 기본, 모뎀 사용자를 위한 RJ-11포트와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을 위한 S-VIDEO포트와 D-SUB포트, 도킹 스테이션으로 확장을 위한 EXPANSION포트, 특정기기 사용자들 위한 IEEE1394포트, 기존 구형 장치 사용자를 위한 PCMCIA포트까지... 빠지는 부분이 없다.
USB2.0포트는 좌측에 1개 우측에 2개로 도합 3개가 있다. 외부 장치 연결 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좌우로 나누어서 USB포트를 위치시키고, 연결부가 커다란 장치를 연결 시 옆에 있는 포트를 막는 불편을 감안해서 우측 USB포트를 위 아래로 위치시킨 제조사 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전면에는 외부 마이크 단자와 이어폰 단자가 위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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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형 노트북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오랜만에 올인원형 노트북을 만져보는 까닭일까? V2000은 외관에 비해 생각보다 무겁고 큰 편이었다. V2000의 무게는 2.45㎏, 두께는 3.3㎝이다. 올인원형 노트북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3㎏에 육박하는 제품들도 많았기 때문에 솔직히 올인원형 노트북 치고는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브형 노트북이 1.5㎏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서브형과 올인원형을 같이 두고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능을 강조한 올인원형과 휴대성을 강조한 서브형은 전혀 다른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기능에 충실한 올인원형 노트북치고 V2000은 분명히 얇고 가벼운 제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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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살펴보면, 기존의 프리자리오 라인업과는 디자인적으로 확실히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성능에 있어서는 어떨까? 기존 제품과의 확연한 차이점을 보일까? 1부를 작성하며, 성능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고 싶었으나, 2부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 근질거리는 입을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외관에서는 합격점을 준다만 성능에서는 어떨까? 성능 중심의 2부를 기대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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