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는 수도 없이 많다.
그말은 그만큼 MP3 플레이어가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뜻이다.
사실 전세계 수천개가 넘는 MP3 제조업체들이 있고 거기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아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MP3P 시장에서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음질, AS, 디자인, 펌웨어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거기에 하나 더, 바로 고용량화가 추가되었다.
물론 고용량화에는 플래시 MP3 플레이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하드형 타입이 선택되었고, 플래시형과는 달리 제품을 내놓은 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yepp은 2004년 YP-900gs와 YH-920을 시작으로 HDD 타입 MP3P를 내놓기 시작했고, 2005년과 함께 YH-920의 미니 버젼격인 YH-820을 내놓았다.
이는 전세계 HDD타입 시장의 50%를 장악한 애플의 아이포드 시리즈의 4G급 버젼인 iPod mini를 의식해서 만든 제품이다.
과연 yepp은 애플과의 HDD 타입 MP3P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패키지는 아주 간단하다.
특별히 크래들이나 넥스트랩, 리모컨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용물은 단촐하다.
전체적으로 푸른톤으로 디자인된 패키지와 실버&화이트로 디자인된 악세사리들은 잘 어울린다.
다만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음악 다운로드가 가능한 YH-820의 특성상 CD가 케이스에 들어 있거나 좀 더 휴대하기 쉽게 미니 CD형태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점차적으로 패키지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제조사들의 노력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흐뭇할 따름이다.

yepp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플래시타입 MP3P는 주로 다채로운 색깔로 디자인을 하고, 하드형 MP3P는 대부분 실버와 화이트의 투톤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이런 디자인 차별화에 대해서는 필자도 yepp의 정책에 동의한다.
상대적으로 플래시타입보다는 업그레이드 주기가 긴 HDD 타입이기 때문에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선택하는게 장기적인 측면에서 사용자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당한 크기의 YH-820은 실버&화이트와 잘 어울린다.
라운드처리된 모서리와 감촉은 무척 만족스럽고, 재질 자체가 스크래치에 강하여 한달만 써도 지저분해지는 iPod에 비해서는 확실히 만족스럽다.
무게는 85g정도로 iPod mini(100g)에 비해 더 가볍고 기분좋은 무게감이다.

2005년 미국에서 열린 CES(국제 전자 박람회)에서 삼성 yepp은 다수의 디자인상을 받았는데 모두 실버&화이트톤의 HDD형 MP3P가 수상하였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스크래치에 강한 재질
YH-820의 디자인 컨셉은 HDD형 MP3 플레이어라는 주제와 잘 맞아 떨어진다.

여행을 가야 한다면, 만약 몇박 이상의 여행이라면 이제 MP3P는 당연히 여행가방의 한켠을 차지한다.
기차안에서 또는 비행기안에서 자신이 여행전 준비했던 음악을 들으면 어느덧 여행의 피로는 사라지고 마음은 평안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플래시 타입의 작은 용량은 하루나 이틀만에 밑천이 바닥나 버리고, 20G급 이상의 고용량 MP3P는 안그래도 무거운 가방을 더욱 부담스럽게 한다.
4G급의 YH-820은 이런 용량과 크기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괜찮은 아이템이다.
물론 이 전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유효하다.
적당한 용량과 적당한 크기.

YH-820은 누구를 위한 제품이고,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Yepp의 가장 큰 특징은 물론 4G에 이르는 고용량이다.
우리가 평소 듣는 128K~192K의 MP3로 환산하면 약 800~1000곡이 들어간다.
비틀즈가 발표했던 앨범 전곡을 집어넣어도 남을 정도이다.
물론 20G 이상급의 HDD MP3P도 많이 나오지만 크기와 가격이 부담이 되는 사람에게는 4G급의 YH-820은 아주 적당하다.
iPod-mini에 비해 나은 점이라면 그외에도 라디오 수신 기능과 이미지 뷰어 기능등이 첨가된 점이다.
또한 3차원 입체음향 (SRS WOW)이 첨가되어 있는 점도 만족스럽다.
기타 자세한 기능은 밑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삼성이 만든 HDD MP3P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컴퓨터에 들어가는 HDD에는 삼성제품이라면 믿을 수 있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런 선입견(?)이 MP3P에도 계속되어 더 기대가 되는게 사실이다.

Yepp의 제품들은 신호대 잡음비가 보통 88dB~89dB 수준이였다.
그런데 HDD형을 만들면서 90dB수준까지 높였다.
비록 미세한 차이지만 스펙상으로는 음질은 훨씬 개선되었으며 실제로도 잡음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였다.
효과로는 재즈/클래식/팝/락/저음강조등이 있는데 솔직히 이 부분의 셋팅은 동의하기 힘들었고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WOW, SRS, True Bass등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은 자신이 원하는 음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입체 효과음들은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세부설정이 가능하여 무척 편리하다.
필자는 True Bass를 통해 원하는 음을 조절했으며 만족스러울만한 결과를 맞보았다.

또한 번들 이어폰의 성능이 무척 좋은 편이어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최근 이어폰들은 본체 디자인과 짝을 맞춰 나오기 때문에 디자인만 이쁘고 성능이 안좋은 경우에는 이어폰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된다.
YH-820에 내장된 삼성 이어폰 EP-350은 이런 걱정없이 섬세하고 단단하게 음을 재생하여 합격점을 주고 싶다.

전체적은 YH-820은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음을 만들어주며, 잡음도 많이 줄어든 깨끗한 음을 들려주고 있었다.
다만 외부 스피커등 추가 악세사리가 아직 많이 출시되지 않아 확장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게 아쉽다.

사실 yepp은 MPMAN등과 함께 1세대 MP3P 제조업체중 하나였다.
그러나 어쩐일인지 몇년간 사업을 축소했다가 2003년부터 다시 yepp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동안 MP3의 유통이 불법이라는 인식때문에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 축소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음원문제로 인해 거원에서는 멜론서비스와 연동되는 MP3P를 개발했고, 최근 개발되는 대부분의 MP3P도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거쳐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YH-820도 yepp Studio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깔아야지만 음악을 업로드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고, 다이렉트로 복사하여 이동형 하드디스크로도 이용은 가능하지만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으면
음악은 들을 수 없다.
물론 이런 방식은 저작권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식이라기 보다는 검색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편한 것은 이미지 파일도 반드시 Multimedia Studio라는 프로그램을 거쳐야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슬라이드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프로그램에서 슬라이드쇼 형식으로 만들어준 후에 기기로 전송해야지만 가능하다. 이 부분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만 슬라이드쇼중에 배경음악을 깔 수 있는 부분은 재미있는 기능이다.

버튼과 네비게이션은 평이한 편이지만 위치나 마무리등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만족스럽다.
전체적으로 편리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대부분의 제조사들의 추세라서 큰 불만은 아니다.
다만 애플의 터치휠같은 혁신적인 네비게이션을 도입하여 타제조사들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드형 MP3P는 애플이 세계 시장의 50%를 장악(미국에서는 80%)하며 그동안 독점하다시피 하였다.
이제 그 시장에 한국의 아이리버와 yepp이 제동을 걸기 시작하였다.
yepp은 그동안 HDD에서 쌓은 노하우와 자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HDD타입 MP3 플레이어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

YH-820를 리뷰한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오래 쓸 수 있는 MP3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비교적 작은 크기임에도 4G의 용량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이 없으며, 디자인 역시 물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에 스크래치에 강한 재질을 선택했다.
또한 HDD플레이어임에도 반응속도는 빠른 편이고, 눈에 띄는 버그도 나타나지 않아 삼성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조금은 복잡하더라도 수백곡이상의 노래를 항상 가지고 다니고 싶은 유저나 오랫동안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될 제품을 찾는다면 YH-820은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해외여행시나 긴 여행시에는 다른 어떤 MP3P보다도 훨씬 YH-820의 위력은 더 크게 발휘될 것이다.

대신 복잡함보다는 심플함을 원하거나 수천곡이상의 더 많은 곡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YH-820은 큰 메리트가 없을 것이다.
유저들의 현명한 판단에 팝코넷의 리뷰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