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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노트북과 카메라를 수납하는 배낭이 필요했다."

하록선장 | 03-31 22:39 | 조회수 : 2,414 | 추천 : 1

DC-GX7MK3 | Aperture Priority | 43.00mm | ISO-500 | F2.0 | 1/400s | 0.00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20-03-30 12:06:12




회원님들, 모두들 건강하시지요?
전 오늘, 배낭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해요.

제겐 오랫동안 쓰고있는 38L 용량의 트레킹백팩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허리높이부터 제 머리높이까지 녀석 안에 꽉꽉 채울 수 있지요.
그러다보니, 장보러 다닐 때나 작업도구들을 옮겨야 할 때 이만한 배낭이 또 없습니다.

사실 이 배낭은 2000년 봄에 혼자 배낭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산 것입니다.
ECRB라는 로고만으로는 도무지 녀석의 제원을 찾을 수가 없네요.
크기는 대략 50 x 30 x 15cm, 꽤 가벼운 편입니다.
많이 낡았지만, 아직도 팔팔한 편이죠.
색깔은 맘에 안들지만요.



www.popco.net/zboard/zboard...
지금까지 노트북과 카메라장비를 동시에 가지고 다닐때는 컴퓨데이 백팩만 썼습니다.
하지만 색상과 모양새는 안타깝게도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
뭔가 새로운 게 갖고싶었습니다.

사실 3월 한달동안 이베이 장바구니에 넣은 가방만 해도 10개가 넘더군요.
그렇지만 돈이 거의 없는 저로서는 새 백팩을 냉큼 사기가 어렵습니다.
노트북 / 카메라 / 일상용품 이렇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 가방은 많지도 않구요.



www.popco.net/zboard/zboard...
다행히 제겐 조그마한 밀리터리룩 카메라숄더백도 하나 있었어요.
그리고 ECRB 트레킹백팩엔 노트북을 위한 얇은 수납공간도 있었고 말이죠.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이 둘을 합치는 겁니다.

그림을 그려가며 계획을 짰습니다.
필요한 건 스냅링크(Karabinerhaken) 뿐이더군요.
독일의 대형철물점은 사회적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슈퍼마켓처럼 매일 열려요.
결국 아침 8시에 눈 뜨자마자 집근처의 TOOM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준비는 끝났습니다.



DC-GX7MK3 | Aperture Priority | 43.00mm | ISO-200 | F2.0 | 1/500s | +0.66 EV | Multi-Segment | Auto WB | 2020-03-31 11:17:20


트레킹백팩의 윗뚜껑 바로 밑에다가 카메라가방을 달았습니다.
워낙 작은 가방이라 전면부는 완전히 가려집니다.
이젠, 비가 와도 걱정이 없네요.







일단 카메라가방의 어깨끈을 해체했습니다.
그리고는 트레킹백팩의 손잡이와 카메라가방의 손잡이, 카메라가방의 D링을 왼쪽과 오른쪽에서 80mm 규격의 스냅링크로 각각 고정시켰습니다.
그 다음에, 이 80mm 스냅링크를 50mm 스냅링크로 물어서 트레킹백팩의 탑커버 스트랩에 고정시켰구요.
80mm 스냅링크는 스테인레스 재질이지만, 50mm 스냅링크는 철재아연도금 재질입니다.
돈이 모자라서 4개를 다 스테인레스 제품으로 살 수가 없었거든요.
저기, 잠깐만요, 잠깐 눈물 좀 닦고 갈께요... (ㅠ.ㅠ)





트레킹백팩이지만 종이서류를 구겨지지 않게 보관할 얇은 수납공간이 보입니다.
저는 여기에 15.6인치의 작업용 게이밍노트북을 수납할 생각입니다.
고무줄은 나름 탄탄해서 노트북이 헛돌지 않습니다.
이 공간 밖엔 여러가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실로 아주아주 많은 양을요.








뒷면 내부에는 단단한 플라스틱 프레임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주 폭신한 패드도 공기가 잘 통하는 매쉬재질로 잘 쌓여서 배치되어 있구요.
지금까지 20여년을 써왔지만, 단 한번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어깨끈의 패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얇은 편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이 역시 전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양쪽 허리벨트엔 주머니가 하나씩 있습니다.
맨 아래엔 레인커버가 있고요.





언젠가 코로나바이러스가 물러나면, 전 이 가방 안에 노트북이랑 카메라랑 다 넣고
아무 걱정없이 마음껏 자전거에 몸을 실고 나돌아다닐겁니다.
그런 날이 과연 언제쯤 올런지...
뜨거운 여름일까요, 시원한 가을일까요, 매서운 겨울일까요, 혹은 꽃피는 봄일까요.



[가난한 작가의 가난한 장비질에 관한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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