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aesop저도 얼마전에 친한 형님을 담도암으로 ㅠ.ㅠ..... 아산병원 종양내과. 정신없지요. 너무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고... 병원에서 4기에 항암치료를 권하는데 고령이시면 너무 병원말만 믿지 마시고, 환자의 호소를 잘 들어보시고(종양내과에서는 들어줄 시간이 없을 겁니다. 그냥 랩만 보고 처방하니깐요.) 지금 치료가 잘 되고 있는지 잘 보시고, 항암제가 잘 안 듣는것 같으면 중단하는 것도 한번 더 생각해보시는것도 권해봅니다. 아마 병원에서는 이거 안 들으면 저거 해보든가 그 다음 것도 해보든가 하면서 끌고가는데 결국에는 환자가 못 버텨냅니다. 그때쯤 되면 거의 굶어죽는 지경이니까요. 무작정 종양내과에서 하자는대로 따라가다가 여명에 비해 삶의 질만 너무 나빠지는 경우도 있으니깐요. 치료 잘 받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어? 시티 찍어보니까 전이됐네요. 요양 가라고 하고 요양가면 호스피스 가라고 하면 환자가 겪는 배신감과 절망감이 매우매우 큽니다.
지나고보니 제가 가장 잘한 일은 형님 돌아가시기 몇달전에 동기들이랑 제주도 다녀온건데요. 사실 어거지로 다녀왔지요. 지금 당장 식사랑 이것저것 힘들테지만 컨디션을 잘 살펴서 아버님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이든 낚시든 억지로라도 다녀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작년 여름 형님이 이거 항암이 잘 안 듣는 것 같다고 호소할때 의례성으로 힘내세요라고 격려하지말고 차라리 좀 더 자세히 검사해보고 항암제가 안 듣는걸 확인해보고 바로 중단할껄하는 후회가 듭니다. 마지막에 형님이 너무 외롭고 힘들고 두렵고 절망감 배신감 포기하고 싶은 등등 온갖 감정이 다 든다고 할때 좀 더 자주 일찍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좋을때 형님 좋아하는 대마도 낚시 한번 같이 갈껄하는 후회가 많이 듭니다. 말기암환자의 1시간은 안 아픈 사람의 1시간보다 수십배 소중했는데 그땐 그저 치료 잘 받으시라고 멘트만 하고 그런 걸 잘 몰랐어요.
가족 모두가 격려하고 응원하고 최선의 결과만을 보고 가더라도 딱 한명은 마음속 깊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두고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2018-03-20 13:02 신고
003허해위중한 병에 걸린 가족을 간호하면서 대형 병원에서 한 달만 지내보면 인간이 이런 존재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지요.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지만. 어머님과 신선생님께서 너무 고생하지 않는 방식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정말 오래 환자를 돌보다 보면 간병하는 가족도 함께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데 인간이니까 결국 버텨낼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요. 여하튼 상황에 맞춰 잘 판단하시고 아버님, 가족분들 모두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2018-03-20 13:28 신고
006padongta가슴이.아픕니다. 한줄기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먹먹해서 머리가 멍해집니다. 저도 아버지가 있고 저도 아빠입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께서 고통받으신 세월에 대한 보상이 기적을 바래야 하는 심정이라 더 먹먹합니다. 어떤 말로도 대신 할 수 없겠지만 힘 내세요.2018-03-20 18:09 신고
013하비홀릭벌써... 13년이나 되었는데, 어머님이 수술이 안되서 항암제 투여로 버티시다가, 가셨는데, 올리신 글을 보니, 비슷한 부분이 너무도 많이 보입니다. 처음에 당황해서, 2인실에 모셨는데, ( 입원실이 없다고 해서...)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나왔죠. 환자쪽은 생사를 생각하는데, 병원측에서는 수익률을 생각한다는... 어쨌든, 나중에는 피골이 상접해서 ... 전이에 전이를 거듭하다가 가셨는데.... 자식된 도리로, 순간순간의 결정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하루하루 가시방석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실때마다, 스트레스를 풀어줄수 있는 여행이나, 만남...등을 생각해보세요. 저는 하루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만 가득해서, 어머님과 즐거운 시간을 별로 못가진것 같은점이 지금도 속상하답니다.
아마 겪으시겠지만, 주위에서 별의별 유혹의 말들이나 글들이 난무할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명의가 많다는 종합병원에 계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꼭 그것이 바른 선택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어차피 돌아가실일이라면, 다른 방법을 택해볼것을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병에만 집중하시면, 가족도 힘들고, 환자는 더 힘들게 됩니다. 어려운 가운데,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마음으로, 한 생명의 삶의 질을 생각해보시면 좋다고... 제 경험으로 이야기 드립니다.
어머님이 싫다고 하셔서, 살아계신동안 사진이 딱 한장밖에 없는점도 속상합니다..... 뼈와 살가죽만 남은 사진.... 아마도, 영정사진으로 사용하라는 의미로, 어느날 갑자기 사진을 찍으라고 하시더군요........
기운내시고, 진정한 마음의 위안을 줄수 있는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시고, 본인의 마음도 달래세요..... 갈수록 힘드실겁니다...2018-03-21 17:10 신고
014TeaStory신선생님하고 파나 인연이 있다보니 남 일 같지 않네요.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그토록 힘겹게 살고 자식 뒷바라지 한다고 자유롭지도 못했던 우리 아버지들... 저 또한 제 자식 때문에 위의 부모님 신경도 못 쓰는데...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90살인 저의 할아버지도 누워서 투병 중이십니다. 그런데 주변 할머니, 고모, 아버지, 어머니 다 힘드신 것 같더라고요. 또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도 하고... 부모, 자식 관계는 정말 남이 뭐라고 말할 문제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힘드시더라도 끝까지 버티시고 버텨서 마음의 짐은 가볍게 하시기 바랍니다. 건강 유의하시고요. 힘내십시오.2018-03-21 18:53 신고
016RTS3 T*담달에 저희 어머니 모시고 안경 맞추러 갈까 합니다.
저 역시 모친 건강문제로 몇 년간 속을 썩여왔기에...
저희 어머니 보시면 오히려 동병상련 위안이 되시지 않을까 합니다.
누구나 한 번씩을 무조건 겪어야 하는 인생살이의 피할 수 없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2018-03-21 23:45 신고
020Worshipark코 끝이 시큰해옵니다... 신선생님을 통해 사진뿐만 아니라,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신선생님의 마음과 가족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신선생님께서도 건강 잘 챙기시구요.
멀리서나마 아버지와 신선생님, 가족분들의 건강과 마음을 위해 기도합니다...^^2018-03-23 1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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